국내 반도체 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주식시장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0만전자'와 '100만닉스' 시대를 열었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장기 호황, 일명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고,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메모리 제품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이번 호황이 과거 대비 장기화되고 더욱 견고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4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날 전일 대비 3.63% 상승한 20만원에 도달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결과이며, 지난해 10월 말 종가기준 10만원 돌파 이후 약 4개월 만에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5.68% 뛰어 100만5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으며, 이번 최고가는 지난달 말 90만원을 넘긴 지 한 달여 만에 이룬 성과이다. 이 두 회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1,90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이날 대규모 기관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가 7,457억원에 육박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35억원, 6,548억원어치 매입에 나서며 강한 수요를 보였다. 기관 순매수 순위 상위권에 이들 두 기업이 나란히 포진하여 업계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가져온 이익 증가와 시장 변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반영한 실적 추정치 상향 기대가 투자 심리를 더욱 개선시켰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불거진 AI 산업의 경쟁 위협론도 이들 업체에겐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계가 AI 산업 내 구조 변화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며 “AI 시스템의 성능 향상을 위한 인프라 수요 증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들은 AI 가속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하는 과정에서 범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모두 크게 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PC용 D램 계약 가격도 DDR5는 9.6%, DDR4는 5.9% 추가 상승해 올해 2월 대비 각각 28.3%, 18.3% 인상되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1년 이래 가장 심각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D램 공급 부족 비율을 당초 3.3%에서 4.9%로, 낸드 공급 부족도 2.5%에서 4.2%로 확대 조정했다.
AI 산업의 성장과 반도체 업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전망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410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419% 넘게 증가한 227조 원, SK하이닉스는 292% 증가한 185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KB증권 광화문금융센터 곽진규 부장은 “대형 기술기업의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 흐름 부담 우려가 있지만, 일부 프로젝트 조정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시장 둔화는 크지 않을 것이고 IT 기기 수요가 이를 어느 정도 완충할 것”이라 내다봤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HBM 중심으로 D램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낸드 가격 상승까지 이어질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불균형은 한동안 공급자 우위 시장을 지속시킬 것”이라며 “이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하는 주요 동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