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예외 없이 형사처벌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옥외집회에 대한 사전신고 의무 자체는 합헌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헌재는 2026년 2월 26일 선고에서, 집시법 제22조 제2항 중 제6조 제1항 본문(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을 위반할 경우 일률적으로 처벌하도록 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2027년 8월 31일까지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되며,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2027년 9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 사전신고 의무는 ‘합헌’ 유지
헌재는 집시법 제6조 제1항 본문의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에 대해서는 7: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과거 2007헌바22 결정 등에서 “옥외집회에 대한 사전신고 제도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행정적 장치”라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다.
이번 결정에서도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고 보아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 문제는 ‘예외 없는 형사처벌’
그러나 처벌조항에 대해서는 판단이 달랐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타인의 기본권이나 공공질서를 침해할 위험성이 거의 없고 실제로 평화롭게 종료된 미신고 집회까지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즉, 행정적 신고의무 위반에 대해 형벌이라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도, 위험성이 극히 낮은 경우를 배제하는 예외조항을 두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헌재는 특히 형사처벌은 행정규제와 달리 개별적·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행위의 반가치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히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형식적 사유만으로 일괄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선례 변경…집회의 자유 보호 범위 확대
이번 결정은 종전 판례(2011헌바174 등)에서 처벌조항을 합헌으로 본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헌재는 “형사처벌은 최후수단이어야 하며, 위험성이 매우 적은 경우까지 포괄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처벌 자체를 전면 부정한 것은 아니며, 위험성이 객관적으로 낮은 경우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입법자가 개선입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향후 과제
이번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7년 8월 31일까지 집시법 처벌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행정질서 확보와 집회의 자유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보다 정교한 입법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위험성 판단 기준과 예외 요건을 구체화하는 방향의 개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결정은 집회의 자유에 대한 형사처벌의 범위를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출처: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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