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긴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침표와 함께 점진적 회복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안정과 조달 금리 하향으로 캡레이트 스프레드가 재확보되면서 멈춰 섰던 거래 시장에 유동성이 재공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자산 유형과 권역별 펀더멘탈에 따라 수익률 격차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복과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OECD와 한국은행 전망에 따르면 2026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2.2% 수준이 예상된다.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 완만한 반등 흐름에 들어서는 셈이다. 기준금리는 2.5% 안팎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크고, 물가상승률 역시 2%대 목표 구간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인하 기대감이 일부 남아 있는 환경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 변동성 리스크가 완화되는 국면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안정되면 그동안 보류됐던 코어·코어플러스 자산 위주로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기관투자가 중심의 대형 딜이 점차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무역 갈등은 변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대외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거시 변수에 대한 상시 점검이 요구되는 이유다.
서울 오피스 시장은 권역별 차별화가 뚜렷하다. 2025년 하반기 기준 강남권역(GBD) 공실률은 2.6%, 3.3㎡당 월 임대료는 약 13만5300원으로 집계됐다. 도심권역(CBD)은 공실률 6.0%, 3.3㎡당 12만8700원, 여의도권역(YBD)은 공실률 4.1%, 3.3㎡당 10만5600원 수준이다.
GBD는 2027년까지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IT·SI 기업 수요가 집중되며 임대인 우위 시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CBD는 2026년 ‘공평구역 제15·16지구’ 등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어 단기적으로 공실률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
실사용 목적의 엔드유저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판교 테크원타워 투자에 참여했고, 빗썸은 강남N타워를 사옥 용도로 확보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임차 대신 매입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물류센터 시장은 자산 유형별로 회복 속도가 엇갈린다. 상온(Dry) 센터는 신규 인허가 급감과 이커머스 침투율 상승에 힘입어 2028년 전후 수급 균형 도달이 예상된다. 반면 저온(Cold) 센터는 과잉 공급 여파가 이어지며 본격 회복 시점이 2030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자본은 가격 조정기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GIC, KKR, Brookfield, Starwood Capital 등은 수도권 우량 상온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 중이다. 과거 선매입 약정 물건이 할인 가격에 클로징되며 시장 가격의 하단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호텔 시장은 ‘슈퍼 사이클’ 진입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고, 관광 소비액은 17조4000억원으로 21.1% 늘었다. 서울 도심 내 신규 호텔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2026년부터 객실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골드만삭스의 머큐어 앰배서더 홍대 투자 사례처럼 3~4성급 호텔을 중심으로 기관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명동·성수 등 주요 상권 공실률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일본·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피부과·성형외과 등 메디컬 업종 매출이 급증하면서 상권 구조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대안 자산의 부상도 두드러진다. 데이터센터는 AI 산업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했지만 ‘분산에너지법’ 시행으로 전력 확보 요건이 강화됐다. 수도권 내 전력 수급이 확정된 인허가 완료 부지의 희소가치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리빙 섹터 역시 구조적 성장 자산으로 꼽힌다. 서울의 가구 수 대비 주택 수 비율은 81.0%로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1~2인 가구와 시니어 인구 증가가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인베스코의 ‘누디트 홍대’ 매입 사례는 기관 자금의 코리빙 시장 진입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2026년을 거래 정상화의 원년으로 평가한다. 기준금리 2.5% 시대는 대형 딜 재개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국면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안정이 곧바로 전 자산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GBD 프라임 오피스, 서울 3~4성급 호텔,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 등 수요가 검증된 자산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 사이클 전환과 함께 회복의 서막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승부처는 ‘선별’에 있다. 거시 변수와 자산 펀더멘탈을 면밀히 점검하는 투자자만이 2026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과실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