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대통령 ‘투기와의 전면전’에 흔들린 강남 2년 만에 꺾인 불패 신화
강남3구·용산 주간 아파트값 동반 하락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매물 급증
“4월까지 조정 불가피” 이후 서울 시장 향방은 안갯속
이재명 대통령의 강경한 부동산 규제 기조가 서울 핵심 주거지의 가격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불패’로 불리던 강남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값이 2년여 만에 주간 기준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서울 상급지부터 균열이 시작된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시장 압박 수위를 높이자, 서울 부동산의 심장부가 먼저 흔들렸다.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3구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급증했고, 결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순하락으로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4주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0.06%), 송파구(-0.03%), 서초구(-0.02%)는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강남3구의 주간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은 2024년 상반기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해 집값 급등을 이끌었던 용산구(-0.01%)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른바 ‘강남 불패’ 신화에 금이 간 셈이다.
지표만의 변화가 아니다. 개별 거래에서도 급락 사례가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99㎡ 9층은 지난 12일 23억82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31억4000만원에 거래된 가격과 비교하면 약 8억원이 낮다. 단기간 조정 폭으로는 이례적이다.
매물 증가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 결과 2월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약 7만8500건으로, 한 달 전보다 15.4% 늘었다. 특히 송파구(22.3%), 성동구(19.8%)의 증가폭은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매수심리도 빠르게 식었다. 서울 동남권(강남3구) 매매수급지수는 99.95로 내려앉아 약 1년 만에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졌다. 매수 우위 시장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이번 하락의 기점은 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없다고 수차례 못 박으면서다. 유예가 끝나면 양도차익에 최대 75%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다주택자들은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물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유예 종료 전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도 한시적으로 거래를 허용했다. 그 결과 상급지를 중심으로 매물 증가가 본격화됐다.
여기에 투기 목적 1주택자까지 겨냥한 대통령 발언이 더해지며 고가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도 차익 실현 움직임이 감지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이지현 부연구위원은 “강남3구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였다”며 “정책 변수와 맞물려 차익 실현 욕구가 분출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정 흐름이 적어도 4월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5월 9일 이전 계약을 완료하려면 한 달가량의 심사 기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4월이 마지노선이다.
다만 5월 9일 이후 시장 향방은 단정하기 어렵다. 같은 주간 통계에서도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1개 자치구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55주 연속 오름세다. 강서·종로·동대문·영등포·성동구 등은 0.20%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전역의 대세 하락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대표는 “5월 9일 이후에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대출 여건이 녹록지 않고 보유세 부담을 고려하면 매수세도 관망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한 매물은 이미 시장에 나왔고, 이후에는 거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6월 지방선거도 변수다. 정책 방향과 시장 심리를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시장은 당분간 숨을 고르며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조정은 정책 신호가 시장 심리를 어떻게 흔드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강남에서 시작된 균열이 서울 전역으로 번질지, 아니면 일시적 숨 고르기에 그칠지는 5월 9일 이후의 시장이 말해줄 것이다. 불패 신화의 시험대가 다시 세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