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공급해온 장기전세주택이 전세시장 불안 국면에서 시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가격 완충장치’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들이 지난해 한 해에만 약 10조원의 보증금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전국 최초로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241개 단지, 총 3만7463호가 공급됐다. 이 기간 누적 4만3907가구가 제도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전세주택은 보증금을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수준으로 책정하고, 2년 단위 재계약을 통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공임대 모델이다. 민간 임대차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최장 4년(2년+2년) 거주가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장기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거주 안정성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장기전세주택 거주 세대의 평균 거주기간은 9.92년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거주 가구도 전체의 56%인 1만6735세대에 달한다.
주거비 측면에서도 민간 전세시장 대비 경쟁력이 확인됐다. 2025년 기준 장기전세 평균 보증금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의 54% 수준으로 분석됐다. 보증금 인상률 역시 연평균 약 5% 수준으로 관리돼 시간이 지날수록 민간 전세와의 격차가 확대되는 구조라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특히 제도 도입 초기인 2007년에 입주한 가구의 경우 현재 시세 대비 약 23% 수준의 보증금으로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사다리 역할도 일부 수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전세에 거주하다 퇴거한 1만4902세대 가운데 1171세대(8%)는 이후 자가 마련에 성공했다. 이들의 평균 거주 기간은 약 9년 5개월로, 상대적으로 낮은 전세 부담 속에서 종잣돈을 축적해 내 집 마련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입지 경쟁력도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전체 단지의 45%가 지하철역 500m 이내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83%는 초등학교 인접 단지로 공급됐다. 500세대 이상 대단지 비중도 46%에 달한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 모델을 저출생 대응 정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신혼부부 특화형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을 도입해 총 2274호를 공급했다. 입주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4%가 향후 가족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 안정이 결혼과 출산 계획의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며 “장기전세주택을 시민 주거 안정과 저출생 대응을 동시에 견인하는 정책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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