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높은 주거 비용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시선이 경기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의 거래가 급감하며 '거래 절벽' 양상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용인과 화성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권은 신고가 경신과 거래량 폭증이라는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5일 경기부동산포털의 최신 집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사이 경기도 아파트 매매량은 총 2만 2,058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5.7% 급증한 수치로, 서울의 높은 집값에 밀려난 이른바 '주거 난민'들과 경기권 개발 호재를 노린 투자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매수세가 가장 뜨거운 곳은 용인시다. 용인은 올해 초에만 2,852건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경기도 내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화성시(2,356건), 수원시(2,106건) 순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용인 지역의 강세는 GTXA 노선의 본격적인 개통 소식과 함께 정부 주도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 등 대형 호재들이 연달아 가시화된 영향이 크다.
실제 가격 상승 폭도 기록적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2월 넷째 주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는 용인 수지구(4.72%)가 차지했다. 수지구 성복동 소재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17억 1,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불과 1년 전 12억 원대에 머물던 시세가 단기간에 4억 5,000만 원이나 치솟은 것이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65㎡는 지난해 초 12억 3,000만 원에서 지난달 15억 9,000만 원까지 몸값이 뛰었다. 화성시의 경우 과거 부동산 대책 당시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했다는 점이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키며 매수세 유입의 기폭제가 됐다.
반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 지역 거래량은 8,442건으로 지난해보다 13.1% 위축됐다. 특히 서초구(75.1%), 강남구(66.2%) 등 이른바 상급지로 불리는 지역의 거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마포, 용산, 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 역시 거래량이 반토막 나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노원, 도봉, 강북(노도강) 지역은 거래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노원구의 경우 거래량이 전년 대비 78.6%나 증가하며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핵심지의 과도한 가격 형성과 대출 규제가 수요자들을 외곽으로 밀어내고 있다"며 "교통망 확충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 경기 남부권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집값 안정화 여부와 상관없이 '직주근접'과 '교통 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의 거래 절벽이 심화되는 가운데, 용인과 화성 등 경기 남부의 신고가 행진은 수도권 주거 지도의 거대한 변화를 상징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