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FKI Tower) 토파즈홀에서 열린 '2026 한국ESG최고경영자 포럼'에서 서재익 한국ESG위원회 상임회장이 35개 단체 CEO와 오피니언 리더들 앞에 서서 "코스피 12,000은 꿈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이라고 선언했다.
2025년 7월,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던 시절, 서재익 회장은 '코스피 8,000 시대'를 예고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당시 시장의 반응은 냉소 그 자체였다. "현실 감각 없는 몽상가"라는 조롱이 쏟아졌고, 비관론자들은 하락장에 베팅하며 그를 비웃었다. 그러나 2026년 2월, 시장은 서 회장의 예측대로 전설적인 반전을 기록했고, 그 비관론자들은 이제 침묵하고 있다.
이날 포럼 오프닝 스피치에서 서 회장은 그 장면을 담담하게 되짚으며 말했다. "피터 오펜하이머가 갈파했듯이 시장의 대전환은 언제나 비관론자들의 비웃음 속에서 싹틉니다. 지수가 3,000, 5,000을 넘을 때마다 거품을 외치던 이들은 이제 없습니다. 남은 것은 기회를 놓친 허망함뿐입니다."
이것이 국내 자본시장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 'Dr. BULL'의 진면목이다. 황소처럼 돌진하되 박사의 논리로 무장한 이 남자는, 단 한 번도 근거 없이 낙관한 적이 없다. 한양경제 논설위원으로서 집필해온 투자 칼럼 '월스트리트 다락방'은 청년과 서민들에게 시장의 본질을 꿰뚫는 나침반이 되어왔고, KDI 경제전문가 패널로서 거시경제 분석력을 공인받은 그의 확신은 언제나 냉혹한 수치 위에서 피어올랐다. 세명대학교 교양학부 특임교수로 미래 세대를 가르치고, 주한뉴질랜드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글로벌 외교 네트워크를 쌓아온 이력은, 그의 시장 분석에 단순한 국내 시각을 초월하는 국제적 깊이를 더한다.
이날 서 회장의 코스피 12,000 전망은 감(感)이 아닌 수치에서 출발했다. 그는 국가별 주가순자산비율(PBR) 데이터를 단상 위에 펼쳐 놓으며 청중에게 직시를 요구했다. 2026년 현재 미국의 PBR은 4.5배를 상회하고, 대만은 2.4배, 일본조차 1.5배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이제야 겨우 1.1배 수준을 회복했을 뿐이다. "우리가 일본 수준의 가치만 인정받아도 지수는 당장 10,000을 돌파해야 합니다. 12,000은 거품이 아닙니다. 글로벌 스탠다드로의 귀환입니다."
서재익 회장이 이번 강세장을 과거의 일시적 반등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는 핵심 이유는 '거버넌스의 혁신'이다. 2025년 단행된 상법 개정, 그 중에서도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대한 조치는 수십 년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이었던 대주주 사익 편취 구조를 제도적으로 차단했다. 서 회장은 이 변화를 "자본시장의 DNA 교체"라고 표현하며, "주주 환원이 의무화되고 지배구조가 투명해지자 전 세계 유동성이 비로소 한국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ESG 경제학'이라는 학문적 지평을 개척한 선구자로서, 그가 ESG 거버넌스를 시장 대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꼽는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10년 넘는 연구와 실천의 결론이다.
산업 펀더멘털도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AI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시장 점유율 80%를 장악하며 지수에 강력한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고 있고, K-방산의 르네상스와 10년 치 일감을 확보한 조선업의 황금기가 맞물리며 대한민국 증시의 체력은 전례 없이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십 년간 가계 자산의 80%를 점유해온 부동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을 더했다. "이 유동성이 코스피 12,000을 견인할 것입니다. 12,000이 가능하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나 빠르게 도달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 포럼이 말로만 ESG를 외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ESG위원회와 ESG코리아뉴스가 공동 주최·주관하는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은 과정 운영 전반에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를 적용하고 있다. 일회용 종이컵 대신 목재 다회용 컵, 일회용 젓가락 대신 다회용 젓가락,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 대신 종이 용기, 프린트 강의자료 대신 디지털 자료 제공 등 일상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지속가능한 교육 문화를 구현하고 있다. ESG를 교단에서 가르치는 동시에 교육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는 서재익 회장의 이 행보야말로, 그의 퍼스널브랜딩이 단순한 언변이 아닌 삶으로 증명된 신뢰임을 보여준다.
스피치 말미, 서 회장은 CEO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워런 버핏이 말했습니다. 비가 올 것을 예측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방주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금 대한민국 리더들에게 필요한 것은 예측이 아닙니다. 행동입니다." 2025년의 비웃음을 2026년의 현실로 바꿔놓은 Dr. Taurus의 선언이 다시 한번 역사가 될지, 시장은 이미 답을 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