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茶馬古道)’. 이름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질 만큼 낯설고도 설레는 길이다. 쓰촨성과 윈난성을 잇는 험준한 산악 무역로를 따라, 마방(馬幇)들이 생사를 담보로 넘나들었던 그 길은 오늘날에도 ‘인간의 한계’와 ‘자연의 압도’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차마고도에서 인생을 만나다』는 그 길 위에서 저자 강대식이 직접 찍고 기록한 17일간, 4,000km의 여정을 한 권으로 엮은 사진기행이다.

여행 안내서가 아닌 ‘현장 기록’의 힘
책은 단순한 여행 안내서를 지양한다. 대신 하루하루의 시간표, 고도(高度), 도로 사정, 마을의 공기, 사람들의 표정을 촘촘히 담아 ‘현장감’으로 독자를 끌고 간다. 실제로 저자는 청두에서 시작해 야안·바오씽·샤우진·단빠·타공·간쯔·더거·리탕·샹그릴라·리장·따리·쿤밍까지 이어지는 루트를 따라가며, 차마고도의 풍경을 한 장면씩 축적한다.
전자책으로 다시 만나는 ‘멀고 험한 길’
특히 『차마고도에서 인생을 만나다』는 과거 종이책으로 출간된 뒤, 독자들이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도록 현재 전자책으로 판매되고 있다. ‘멀고 험한 길’을 당장 떠날 수 없는 독자에게는 책 한 권이 가장 현실적인 여행이 된다. 전자책은 휴대성과 접근성이 높아, 차마고도의 여정을 더 가볍게, 더 자주 펼쳐볼 수 있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길이 남긴 것은 풍경이 아니라 ‘삶의 감각’
여정이 길어질수록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것은 ‘어디를 갔는가’보다 ‘무엇을 보게 되었는가’에 가깝다. 수천 길 낭떠러지를 휘감는 협곡, 4~5,000m를 넘나드는 고개, 예측하기 어려운 도로 사정 속에서도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걷고, 나르고, 거래하고, 웃는다. 저자가 현지에서 마주한 장면들은 ‘여행의 낭만’보다 삶의 무게와 생존의 리듬에 가깝다. 숨이 차오르는 길 위에서 속도를 줄이고, 멈추고, 다시 걷는 법을 배우듯, 독자 또한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자신만의 삶의 고개를 조용히 돌아보게 된다.
또한 이 책은 저자가 과거 신문 지면에 연재했던 원고를 바탕으로, 더 많은 내용을 보완해 마무리한 작업이기도 하다. 저자는 2013년 연재 경험을 언급하며, 여행 기록을 꺼내 한 권으로 엮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음을 밝힌다.
『차마고도에서 인생을 만나다』는 “글·사진”을 모두 저자가 맡아, 시선의 일관성이 강하다. 사진은 풍경을 증명하고, 문장은 그 풍경 속에서 느낀 감정과 맥락을 붙잡는다. 그래서 독자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관광지’가 아니라 지나온 하루의 체력, 숨의 속도, 멈춰 서야 했던 이유까지 함께 경험하게 된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는 기억을 되살리는 기록이 되고,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에게는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길의 참고자료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