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병 환자에게 근육 감소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신장 기능 악화와 사망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건강 지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만성신장병 환자의 근육량 감소와 단백질·에너지 소모 상태가 신장 기능 저하와 사망 위험 증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국내 만성신장병 장기추적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투석 전 단계의 만성신장병 환자 1957명을 대상으로 근육량과 신장 기능 악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근육량이 가장 많은 환자군에서 신장 기능 악화 비율은 14.3%로 나타난 반면, 근육량이 가장 적은 환자군에서는 42.5%로 약 세 배 높게 나타났다.
연령과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차이는 뚜렷했다. 근육량이 가장 많은 환자와 비교할 때 근육량이 가장 적은 환자는 신장 기능 악화 위험이 약 4.4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만성신장병 환자의 경우 염증 반응, 대사 이상, 요독 물질 축적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일반인보다 근육이 더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근육 감소가 만성신장병 진행과 밀접하게 연관된 건강 지표라는 점을 보여준 결과다.
또한 연구에서는 단백질·에너지 소모 상태와 환자 예후의 관계도 함께 분석했다. 단백질·에너지 소모는 혈청 알부민 감소, 낮은 체질량지수, 골격근량 감소, 단백질 섭취 부족 등 네 가지 기준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 정의된다.
투석을 받지 않은 만성신장병 환자 2238명을 분석한 결과, 단백질·에너지 소모 지표가 없는 환자와 비교해 두 가지 이상 해당하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78배 증가했고 세 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 사망 위험이 최대 3.78배까지 높아졌다.
특히 기존에는 세 가지 이상 기준을 충족할 때 위험 요인으로 판단해 왔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두 가지 기준만 해당하더라도 사망 및 심혈관계 이상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만성신장병 환자 관리에서 근육 감소를 조기에 확인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혈액검사 수치를 활용해 계산하는 근감소 지표를 활용하면 근육 상태와 신장 질환 위험을 함께 평가할 수 있어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만성신장병 환자에서 근육 감소 예방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관리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환자의 영양 관리와 운동 중재를 포함한 근거 기반 관리 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만성신장병 환자의 신장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근육량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근육 감소를 조기에 확인하고 예방하는 관리 전략이 향후 만성신장병 치료와 예후 개선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