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BS 부속서, 협상의 장애물인가?
지난 COVID-19 팬데믹 동안 전 세계는 감당하기 어려운 공중보건 도전에 직면했으며, 그 중에서도 백신 불평등 문제는 가장 시급한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선진국들은 신속히 백신을 확보하며 접종률을 빠르게 올렸지만,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은 초기에 백신을 도입하기 어려웠습니다.
WHO는 이러한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팬데믹 합의를 논의 중이며, 그 중심에는 병원체 접근 및 이익 공유 시스템(PABS)이 있습니다. PABS는 팬데믹 상황에서 진단 도구, 치료제,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병원체와 유전체 서열 데이터의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유를 보장하는 동시에, 이러한 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게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현재, WHO의 첫 팬데믹 합의의 미래는 PABS 부속서 협상에 달려 있습니다. 팬데믹 합의의 주요 내용은 이미 2025년 5월에 채택되었지만, PABS 부속서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서명을 위해 개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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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제법에서 드문 특징으로, 부속서 세부 사항이 합의될 때까지 합의의 진행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킵니다. 다시 말해, 팬데믹 합의 전체가 PABS 부속서라는 단 하나의 협상 결과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PABS 협상의 중요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협상 실패 시 전체 합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PABS 부속서는 병원체 샘플 및 유전체 서열 데이터를 신속히 공유함으로써 전 세계가 팬데믹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효과적인 진단 키트 및 백신 개발에 필수적입니다.
COVID-19 팬데믹 당시 목격된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메커니즘으로 제안되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합의가 필요하며, 이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국제적 협상의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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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은 기술적 접근성과 자원 분배의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지적재산권 문제와 기술 독점의 경제적 이익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PABS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배경은 복잡합니다. 2026년 2월 9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WHO의 정부간 실무그룹(IGWG) 5차 회의에서는 PABS 부속서를 둘러싼 논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되었으나, 진전은 더딘 상태입니다.
협상은 2026년 5월 세계보건총회(WHA)까지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 시한을 앞두고 있어, 시간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이견 차가 계속될 경우 WHO 팬데믹 합의 자체가 큰 효용성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다자주의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유엔 산하의 여러 비영리 단체들은 팬데믹과 같은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중심적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실현하기에는 많은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팬데믹 합의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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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제 보건 체계의 구조적 혁신을 가능하게 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 보건 자원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국가 간 협력이 모든 국제 정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의료 기술의 비대칭성과 데이터의 불균등한 접근성을 해결하는 것이 협상의 주요 목표 중 하나입니다. 엘더스(The Elders) 그룹은 PABS 시스템의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을 약속하고, 미래 팬데믹 위협에 대비하여 보다 공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PABS 시스템을 요구하며, 협상가들이 공통점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국제법이 '선택적'일 수 없음을 강조하며, 위기 발생 시에만 의존하는 양자적 합의가 아닌 모든 국가가 지지하는 공유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엘더스 그룹의 이러한 입장은 팬데믹 합의가 가진 근본적 철학을 보여줍니다. 팬데믹과 같은 전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 국제법과 다자주의 체계는 일부 국가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하는 '선택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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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가 동등하게 보호받고, 동등하게 책임을 지는 보편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이상과 거리가 멉니다. COVID-19 팬데믹 동안 많은 국가들이 양자 협정을 통해 백신을 확보했고, 다자주의 메커니즘인 COVAX는 충분한 백신을 적시에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 간의 갈등
그러나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데는 선진국 측의 입장도 주요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병원체 데이터 공유로 인해 자국의 지적 재산권이나 국내 제약 산업이 침해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합니다.
국제 사회의 기술 주도권을 가진 몇몇 국가들은 기술 독점 구조를 무너뜨리는 일이 국가 경제와 전략적 이해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특히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한 제약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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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적재산권 보호 없이는 미래의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팬데믹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국가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원이 거의 배분되지 않는 현실을 이유로 더욱 공정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처럼 감염병 확산 속도가 빠르게 진전되는 상황에서는 신속한 진단과 대응이 가능한 국제적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은 병원체 샘플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은 자신들인데, 그로부터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에 접근하지 못하는 구조적 불평등을 지적합니다. 이들은 PABS 시스템이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의 메커니즘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대립 구도는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근본적 철학에 대한 논쟁으로 확장됩니다. 보건은 인권인가, 아니면 시장 논리가 적용되는 상품인가? 팬데믹 대응은 글로벌 공공재로서 모든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하는가, 아니면 각국의 역량과 투자에 따라 차등적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PABS 협상은 이러한 근본적 질문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중진국들은 이러한 협상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COVID-19 팬데믹 당시 일부 중진국들은 효율적인 공공 보건 시스템을 통해 빠른 대응력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백신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균형잡힌 입장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중진국들은 선진 기술의 필요성을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접근성과 공정성의 중요성을 체감한 국가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진국들은 PABS 시스템에서 병원체 데이터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가 직면한 보건 위기에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진국들의 의료 인프라를 활용한 국제 기술 지원 프로그램이 요구됩니다.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저소득 국가들이 의료 기술과 장비를 제공받을 길을 열어주는 것도 실질적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원조를 넘어, PABS 시스템의 실질적 작동을 위한 역량 구축의 일환입니다.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은?
팬데믹 합의는 완성 이후에도 운영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지속 가능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엘더스 그룹이 강조한 것처럼, PABS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재원이 필수적입니다.
병원체 데이터베이스의 구축과 유지, 저소득 국가로의 기술 이전, 백신 및 치료제의 공정한 배분 등 모든 활동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러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합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합의안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더라도 장기적으로 국제법의 집행력을 보장하고 참여국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면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요구됩니다. 국제 협약은 채택되는 순간보다 이행되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각국이 자국의 병원체 데이터를 실제로 신속히 공유하도록 만드는 메커니즘,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가 실제로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감시 체계, 협약 위반 시의 대응 방안 등이 모두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진국들의 중립적 역할이 필수적이며, 국제 사회가 이를 지원하는 정책적 제도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PABS 협상의 난항은 단순히 기술적 세부사항에 대한 이견이 아닙니다. 이는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미래 방향, 국제 협력의 본질, 그리고 팬데믹 시대 인류의 연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세계보건총회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협상가들은 각국의 이해관계를 넘어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팬데믹 합의와 PABS 부속서는 단순히 한 가지 정책적 성공 사례로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보건 위기의 시스템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며, 지속 가능한 글로벌 공공 보건 체계를 도입하는 필수 발판입니다. COVID-19 팬데믹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전염병은 국경을 모르며, 한 지역의 보건 위기는 곧 전 세계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신 불평등은 단순히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보건 안보의 문제입니다. 일부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통제되지 않으면 변이가 발생하고, 이는 백신을 이미 접종한 지역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향후 국제 사회가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각국이 이러한 논의에 건설적으로 참여한다면, 전 지구적 공중보건 위기의 속성을 바꾸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PABS 협상의 성공은 단순히 하나의 부속서를 완성하는 것을 넘어, 국제사회가 진정한 다자주의와 연대를 실현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2026년 5월, 세계보건총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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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