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나폴레옹의 일화 중에 리더십과 인간 본성에 대한 아주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는 말이 있다.
"장난감으로 지배당하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말이다. 냉소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인간이 가진 '명예'와 '인정'에 대한 갈망을 꿰뚫어 본 거장의 시선이라 할 수 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만들었을 때, 주변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비평가들은 고작 쇳조각과 리본에 불과한 것을 두고 "아이들이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거친 전장을 누비는 용사들에게 그런 사소한 장식품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의구심이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그들의 비웃음을 단 한 마디로 잠재웠다.
"인간은 바로 그 장난감에 의해 지배된다."
이 말은 인간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단순히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를 넘어,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고 싶어 하는 고귀한 존재'임을 간파한 것이다.
군인들에게 훈장은 단순한 금속이 아니었다.
그것은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용기에 대한 증명이었고, 황제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준다는 정서적 유대감이었으며, 평생을 자부심으로 버티게 할 생의 의미 그 자체였다.
오늘날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때로는 높은 연봉보다 따뜻한 칭찬 한마디에 밤을 지새워 열정을 쏟고, 화려한 직함보다 나를 믿어주는 누군가의 눈빛에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타인이 보기엔 사소해 보이는 '장난감'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삶을 지탱하는 가장 무거운 가치가 되기도 한다.
리더십의 핵심은 상대방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것에만 있지 않고,그들의 가슴 속에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 즉 그들만의 훈장을 달아주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의 군대가 '그랑 다르메(Grand Army)'라는 이름 아래 기꺼이 목숨을 걸었던 이유는, 그들이 받은 것이 차가운 철 조각이 아닌 뜨거운 '명예'였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어떤 훈장을 건네고 있나요?
AI시대에 때로는 눈에 보이는 거창한 보상보다, 마음을 울리는 작은 인정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아닐까?
이정찬
· (전)서울시의회 의원, 서울시의회독도특위위원장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 서울남부지방법원조정위원
·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 AI 전문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