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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5] -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성경 읽는 자란?

"라떼"는 통독이 훈장인 줄 알았는데... 계시록이 저격한 '진짜' 독서광은 누구?

작심삼일 통독 수련회는 이제 그만… 성경은 읽은 '횟수'보다 '이해'가 먼저

요한계시록 1장 3절의 반전, '읽는 자'는 성도가 아니라 '설교자'였다?

박상돈 교수 | 합동총회신학교 성경신학

 

나이가 들수록 느느니 "라떼"뿐입니다. 예전에는 "왕년에"라 말했는데 지금은 "라떼"입니다. 그러니 "라떼"는 추억팔이인 셈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 추억마저도 부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라떼"를 말하게 됨은 달라진 생활 때문입니다. 활동 범위도 줄어들고 신체 리듬도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옛날 생각이 나기 마련입니다. 신앙 세계라고 다르겠습니까? 그래도 꾸역꾸역 말씀을 묵상하며 주변을 살피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또 다른 "라떼" 하나를 더하게 됩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위기를 말하곤 합니다. 저야 한걸음 뒤에서 보니 긴장감이 그나마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목회 현장에서는 목을 조여오는 느낌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통로로 위기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제시하나 봅니다. 제시된 위기 가운데 하나가 30~40대에 속한 세대 붕괴를 꼽습니다. 소위 중장년 세대라 부를 수 있는 계층이 사라졌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어린이들도 교회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러자니 교회 교육 현장은 구색 맞추기에 급급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대안은 구호만 요란할 뿐입니다. 코로나19 때가 아니라 지금이 진검승부 시대란 생각마저 듭니다. 지금이야말로 진짜 신앙을 지키고 드러내야 할 때입니다. 어쩌면 반복되는 역사처럼 박해 시대로 접어든 느낌입니다. 물론 대놓고 박해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무관심과 방임이 믿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차라리 박해라면 용감히 맞설텐데 그도 저도 아닙니다. 그러는 동안 신앙 지킴이인 성경 역시 무관심 속에 놓였습니다.

 

지금도 해가 바뀌면 성경 통독을 기도 제목에 넣습니다. 어떤 교회는 아예 연초에 성경 통독 수련회를 열기도 합니다. 그렇게 기도 제목 하나를 일찌감치 성취했다는 자부심을 채워줍니다. 어쩌면 통독 수련회는 궁여지책이란 생각도 듭니다. 솔직히 성경을 통독하려면 치밀한 계획이 우선입니다. 여기에 한국 사람 기질이랄 수 있는 작심삼일이 발목을 잡습니다. 그러니 통독 수련회는 우유부단형 신자에게는 매력이 넘칩니다. 그렇게 한 주간 훅 읽어 재친 통독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누군가는 그렇게라도 성경을 읽었으니 다행이지 않냐고 묻습니다.

 

저는 평생 성경 읽으라는 말만 하다 목회 끝났습니다. 다시 "라떼"를 말해 미안한데, 오직 성경만 외치다 은퇴했습니다. 아직도 신학생들에게 성경만 붙잡으라고 강권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첫째도 말씀, 둘째도 말씀이라고 강의합니다. 말씀을 놓치는 순간 하나님의 사람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말씀과 씨름하며 그 안에서 뜻을 찾으라 말합니다. 그렇게 머리에 새기고 무엇보다 가슴에 새기라고 강조합니다. 언젠가 통독 수련회에 갔더니 현수막에 낯익은 성구가 보였습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계 1:3)

 

성경 통독 수련회이니 말씀을 읽는 자를 큰 글자로 했습니다. 그때는 성경 통독에 딱 맞는 좋은 성구라며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청년 시절, 이 성구에 다른 의미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솔직히 성경 읽기는 해석과 적용을 위한 전제입니다. 그러니 성경을 읽은 횟수가 아니라 어떻게 이해했는가가 관건입니다. 물론 초신자라면 성경 통독 그 자체에 의미를 둘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읽기 위함이 아니라 이해를 위함입니다. 성경을 읽음은 첫걸음이지 최종 목표가 아닙니다.

 

저는 30대에 신학생이 되었습니다. 늦깎이 신학생이라 그랬는지 저는 청년부만 지도했습니다. 그 청년들과 함께 성경을 끌어안고 씨름하며 살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성경신학으로 교수하게 된 동기부여였다고 봅니다. 그 시절 마태복음을 키아즘(Chiasm) 구조로 강론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돌이켜 생각하니 청년들 수준이 정말 대단했다고 감탄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제 신학을 위해 그런 청년들을 예비해주신 셈입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를 말하려다 곁길로 갔습니다. 말이 길어졌으니 짧게 결론을 말하겠습니다. 어쩌면 ‘말씀을 읽는 자’란 성구는 성경 통독을 지지하는 듯 보입니다. 문자로만 이해하면 당연히 읽는 자와 통독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 해석은 언제나 그 성경이 기록된 배경과 함께입니다. 그래서 "삶의 자리"는 성경 이해를 위한 아주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렇게 1세기 말엽에서 2세기 초에 기록된 요한계시록을 보십시오. 그 시대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는 무슨 의미겠습니까? 예언의 말씀을 읽음이 곧 예배 상황임을 알아야 합니다(행 15:21 참조).

 

성경 통독은 어떤 상황에서 하는 일입니까? 그리고 예언의 말씀을 읽는 상황은 어떤 일입니까? 성경 통독은 예배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반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는 현재 예배 중입니다. 그저 예배 참여자가 아니라 그 예배를 이끌어가는 자입니다. 다시 말해 예언의 말씀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말씀을 읽음과 함께 그 의미를 해석하고 적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를 굳이 말하면 설교자를 뜻합니다. 그러니 이 구절은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임을 뜻합니다. 말씀을 읽고 강론할 때 듣는 자 역시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왜냐면 믿음은 언제나 들음을 통해 다듬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는 예배 인도자를 가리킵니다. 편하게 말해 예배를 집례하는 설교자, 곧 목사를 가리킵니다. 그러니 목사가 왜, 그리고 언제 복이 있겠습니까? 목사는 설교할 때 복이 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해 보십시오. 설교하지 않는 목사라도 복이 있습니까? 

 

시비가 많을까 봐 핵심만 말하겠습니다. 목사는 설교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니 목사라면서 설교하지 않는다면 달리 생각해 보십시오. 어디까지나 목사는 설교자입니다. 그런데 그 설교를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합니까? 목사에게 예배는 그런 의미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예배는 예언의 말씀이 선포될 때만 유효합니다.

 

 

 

작성 2026.03.25 01:59 수정 2026.03.2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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