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전력 갈증의 해법으로 원자력이 재조명되다
최근 기후 위기와 글로벌 에너지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원자력 발전이 다시 한번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친환경 모빌리티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가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며 기존 에너지 체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과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탈탄소 및 에너지 안보의 해법으로 재조명하며 정책 및 기술적 논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유럽에서는 과거 탈원전 정책을 채택했던 국가들조차 에너지 의존성과 공급 안정성을 문제삼아 원자력을 재검토하고 있다. 독일, 벨기에,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독일은 2020년대 초반까지 탈원전을 강력히 추진해 왔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으로 인해 원자력의 역할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벨기에 역시 원전 가동 중단 연기 방안을 논의하며 원자력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유럽이 여전히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취약성이 재차 드러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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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이미 원자력에 대한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천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6년 3월 10일 파리에서 열린 핵에너지 정상회의에서 "원자력 비중 축소는 전략적 실수였다"고 언급하며 안정적이고 저비용 저탄소 전력원으로서의 원자력 가치를 강조했다. 현재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약 65%를 원자력으로 생산하며 에너지 독립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로 손꼽힌다.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는 등 실질적 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원자력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에너지 전략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3월 10일 소비자 보호, 청정 에너지 투자,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에너지 패키지를 발표했다. 테레사 리베라 부위원장은 "탄소 가격을 없애는 것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기후 정책을 약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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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예르겐센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SMR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하며, 이 기술이 청정 에너지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에너지 혁명을 가능하게 할 열쇠라고 평가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 대비 설치 비용과 시간에 대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에너지 의존국가로서의 유럽은 이러한 차세대 원자로를 통해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에너지 안보에 필요한 강점을 도모하고 있다.
2026년 3월 24일 피치 솔루션스(Fitch Solutions)는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정책적 변화가 소형 모듈 원자로(SMR)의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탈원전 정책을 펼쳤던 국가들이 방향을 전환하면서 SMR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한국에서도 원자력 발전이 다시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6년 1월 KBS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 가까이가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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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원전이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찬성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역 주민들이 경제적 이점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직접 체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경 단체들은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대용량 전기 수요 증가를 언급하며 원전 추진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력 수급 안정, 기후 목표 달성, 전기요금 부담 완화, 그리고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한 복합적인 대응책으로 원자력이 다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과 유럽이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자력에 주목하는 이유
한국의 데이터 센터 개발 붐과 전기차 보급 증가는 전력 수요를 대폭 늘려 원자력 발전을 장기적 에너지 정책의 핵심에 자리 잡게 하고 있다.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원자력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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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의 등장과 기술적 가능성 역시 한국과 유럽에서 중요한 주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소규모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전력 공급이 가능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SMR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SMR 기술은 기존 원자력의 약점을 보완하면서도 지역사회 에너지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중요한 장점이 있으며, 건설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율성도 높다.
그러나 원자력의 재부상에는 여전히 반대 의견이 존재한다. 환경 단체는 방사능 누출 위험성과 핵폐기물 처리 문제를 주요 걸림돌로 지적하며, 원자력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기술의 발전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원자력 찬성론자들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관련 위험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으며, 현대 원자력 기술은 1990년대와 비교했을 때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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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방사능 누출 가능성과 폐기물 관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원자력 기술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최신 원자로 설계는 다중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제 사회는 원자력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SMR의 경우 소형화와 모듈화로 인해 기존 대형 원자로보다 안전성이 더욱 향상되었으며, 비상 시 자동으로 원자로를 냉각할 수 있는 수동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원자력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유럽의 원자력 정책 변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너지 비중의 변화는 경제 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으며, 원자력에 적극적인 국가들은 비교적 안정적 에너지 공급과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반면 원자력을 꺼리는 국가들은 전력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국은 특히 데이터와 AI 중심의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만큼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한 원자력 정책의 적극적인 전환이 기대된다.
미래의 원자력: SMR 기술의 가능성과 산업적 영향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원자력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과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 SMR 개발, 핵연료 공급망, 폐기물 처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은 이미 UAE 바라카 원전 건설 등을 통해 원자력 수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원자력 부활은 단순한 전력 생산 수단을 넘어선 국가 전략과 직결된 사안이다. 따라서 한국은 기술 개발과 국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이는 AI와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전력 공급 안정화는 한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며, 특히 반도체, 전기차, AI 등 전력 집약적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원자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유럽에게 원자력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원자력 발전의 미래는 국민의 인식과 사회적 합의에 크게 의존한다.
원자력이 한국 사회에 어떤 형태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 지역사회와의 소통 강화 등이 원자력 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필수적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지금, 한국과 유럽은 원자력을 둘러싼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들이 내리는 결정은 단순히 에너지 정책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 경제 발전, 국가 안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국가 전략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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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