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전운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과 이란 사이의 종전 협상이 끝내 아무런 소득 없이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고 직접 나섰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 측의 태도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고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현지 시각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밴스 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협상 결렬을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 21시간 동안 이어진 치열한 공방 속에서 미국이 견지해온 최후의 보루인 '레드라인'을 명확히 전달했으나, 이란 정부가 이를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12일까지 대화를 지속하겠다던 이란 측의 입장과는 대조적인 발표로, 미국의 단호한 결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유연성을 발휘하며 타협점을 모색했으나, 이란의 진정성 결여가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핵무기 개발의 영구적 중단을 명문화하는 과정에서 이란 측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한 것이 협상판을 깨뜨린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양국 대표단은 전날 밤부터 시작된 극한의 마라톤 회의를 통해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 문제, 핵 보유 금지에 대한 국제적 확약, 그리고 레바논 내 전면적인 휴전 조건 등 중차대한 의제마다 양측은 한 치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이란 정부 역시 협상이 무산되었음을 시인하며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공식 채널을 통해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합의 도달에 실패했다"고 논평했다. 통신은 이란 대표단이 약 21시간 동안 정치, 군사 및 평화적 핵 기술 분야에서 자국민의 권익을 철저히 방어해냈으며, 미국의 과도한 압박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 측은 미국이 전장(戰場)에서 쟁취하지 못한 이권을 협상 테이블에서 강탈하려 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핵심 핵물질 제거를 요구한 미국의 제안을 자국 주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번 협상 결렬로 인해 소강상태를 기대했던 중동의 긴장감은 다시금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화의 문이 닫히면서 중동의 평화 시계는 다시 멈춰 섰다. JD 밴스 부통령의 강경한 복귀 선언은 향후 미국의 대이란 전략이 압박 위주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국제 사회에 새로운 안보적 난제를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