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68문
Q. What is required in the sixth commandment? A. The sixth commandment requireth all lawful endeavors to preserve our own life, and the life of others.
문. 제6계명이 명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제6계명이 명하는 것은 모든 합법적인 노력을 다하여 우리 자신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을 보존하는 것입니다.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멸할 때에 오바댜가 선지자 백 명을 가지고 오십 명씩 굴에 숨기고 떡과 물을 먹였더라(왕상 18:4)
이와 같이 남편들도 자기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 자신과 같이 할지니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누구든지 언제나 자기 육체를 미워하지 않고 오직 양육하여 보호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함과 같이 하나니(엡 5:28-29)

대중들은 흔히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법정의 피고인석에 앉지 않을 정도의 소극적 도덕으로 이해하곤 한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68문은 이 계명의 지평을 '보존(Preserve)'이라는 적극적 의무로 확장한다.
“모든 합법적인 노력(All lawful endeavors)을 다하라”는 문구는 생명이 단순히 유지되는 상태를 넘어, 최상의 컨디션으로 꽃피울 수 있도록 관리하고 투자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신학적 명령인 동시에, 인간 존재에 대한 가장 숭고한 인문학적 예우이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우리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라는 명령이다. 현대인들은 성과주의와 무한 경쟁 속에서 자기 착취를 성실함으로 오해하곤 한다. 철학자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현대인이 스스로를 착취하며 번아웃에 이르는 현상을 지적했다.
적절한 휴식과 영양 섭취, 그리고 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것은 단순한 자기 관리가 아니라 십계명 중 제6계명을 수행하는 거룩한 예배다. 내 몸과 마음은 나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파괴하면서 타인을 돕는 것은 성경이 말하는 온전한 희생이 아니라, 생명의 질서를 거스르는 또 다른 형태의 태만일 수 있다.

동시에 이 계명은 '타인의 생명'으로 나아간다. 여기서 생명은 생물학적 호흡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타인의 생명을 보존한다는 것은 그가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고, 사회적 소외로부터 보호하며, 정신적 위기에서 건져내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리더가 실천할 수 있는 제6계명의 핵심이다. 누군가의 열정을 꺾거나 모욕을 주어 인격적인 살인을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잠재력이 생명력 있게 발현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보존'이다.
이러한 '생명 보존을 위한 노력'은 몇 번을 강조해도 될 만큼 중요하다. 공동체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환경 오염을 방지하며, 공정한 거래를 통해 타인의 생계를 보호하는 것은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생명 수호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자를 위해 자신의 기름과 포도주, 그리고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했듯이, 현대 사회의 그리스도인들은 타인의 생명이 위협받는 현장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를 건져주라"는 잠언 24:11절의 말씀은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 구조자가 되어야 할 우리의 사회적 책임을 일깨운다.
소요리문답 제68문은 우리에게 이렇게 '생명의 정원사'가 될 것을 요청한다. 정원사가 꽃이 시들지 않도록 물을 주고 잡초를 뽑듯, 우리는 자신과 이웃의 삶이 시들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헬라어 '테레오(τηρέω)'가 의미하는 '지키다, 보존하다'는 말은 소중한 보물을 간직하듯 세심하게 살피는 태도를 뜻한다.
무관심과 냉소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 나와 타인의 존재를 따뜻하게 긍정하고 보살피는 적극적 사랑의 기술이야말로 제6계명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아름다운 숙제다. 생명을 지키는 그 모든 수고로운 과정 속에, 창조주가 약속하신 풍성한 삶의 신비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허동보 목사 | 수현교회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