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복 속에서 쌓이는 시간
지난 4월 5일 일요일이었다. 교회 예배를 마친 뒤, 늘 그렇듯 한 찻집으로 향했다. 그곳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 함께 만들어갈 일을 준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장님과의 관계를 쌓기 위해 매주 같은 자리를 찾고, 그 안에서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한다. 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차분히 앉아 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고,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람들로 채워진 봄의 풍경
작업을 마친 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오산천으로 향했다. 벚꽃이 한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도착한 오산천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벚꽃길 아래에는 웃음이 이어졌고, 연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가족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조차 불편함보다는 설렘으로 채워져 있었다.
짧지만 강하게 남는 존재
그 장면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이 스쳤다.
“벚꽃은 금세 피고 금세 지는 꽃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행복을 주는구나.”
짧은 시간 동안 피어 있다 사라지는 꽃이지만, 그 존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오히려 그 짧음이 더 선명한 감정으로 남는지도 모른다.
나를 향한 질문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나에게로 이어졌다.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까. 짧은 시간이지만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함께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오래 함께하는 것보다, 짧더라도 깊게 남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집착하는 ‘오래’라는 기준
우리는 종종 ‘오래’에 의미를 부여한다. 오래 기억되는 사람, 오래 지속되는 관계, 오래 남는 결과를 더 가치 있게 여긴다. 물론 그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그날 오산천에서 느낀 것은 조금 달랐다. 길게 이어지는 시간보다, 짧지만 진하게 남는 순간이 더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짧은 순간이 남기는 힘
벚꽃은 오래 피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의 하루를 밝게 만든다. 그 순간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삶 역시 마찬가지일 수 있다. 긴 시간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진심이 더 큰 울림을 만든다.
결국 출발점은 나 자신이다
그렇다면 그런 존재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은 결국 한 곳으로 모였다. 나 자신의 상태였다. 내가 지쳐 있다면,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전할 수 없다. 내가 불안하다면, 누군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없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진심 어린 따뜻함을 건네기 어렵다.
보이지 않는 준비의 시간
그래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매일 쓰는 블로그 글, 칼럼,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 가족에게 건네는 편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반복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축적이 있다. 나를 정리하고, 채우고,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이 과정이 결국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는 힘이 된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지금의 나는 어떤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에너지를 전하고 있는가.
그리고 누군가의 하루 속에서 나는 어떤 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짧더라도 따뜻한 순간으로 남고 싶은지,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존재로 남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짧지만 깊게 남는 삶
짧은 시간이지만 깊은 행복감을 주는 존재. 그것은 거창한 능력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결국은 지금 이 순간을 얼마나 진심으로 살아내고 있는가에서 비롯된다. 벚꽃은 이미 떨어졌을지라도, 그날의 공기와 감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진심으로 건넨 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모여, 결국 한 사람의 삶을 완성해간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