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전력 수요자의 송전망 접속 규정을 전면 재정비하는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원회는 2026년 6월까지 관련 규칙 개정 방향을 확정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같은 전력 다소비 시설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전력망 접속 체계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특히 20MW 이상 대형 부하의 접속 절차를 보다 신속하고 질서 있게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됐다.
FERC는 이번 규칙 개정의 핵심 목표로 전력망 접근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정과 기업 모두에게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한편, 신규 대형 수요자들이 차별 없이 송전망에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위원회는 이미 3500페이지가 넘는 의견서를 검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연방 기관과의 협력도 병행하면서 정책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번 개정안은 신속하면서도 법적 안정성을 갖춘 형태로 마련될 전망이다.

최근 사례들은 이러한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5년 12월,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 인터커넥션에 대해 대형 부하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하도록 요구한 조치가 있다. 당시 FERC는 기존 요금 체계와 조건이 불명확하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송전 서비스 옵션을 도입하도록 지시했다.
PJM은 이후 관련 규정 개편안을 제출하며 발전설비와 함께 운영되는 대형 부하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 특히 설비 투자 비용 부담과 용량 권리 조정 등 구체적인 기준을 명확히 하면서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다만 일부 요소에 대한 추가 수정 요구가 이어지면서 실제 적용은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26년 초 승인된 SPP의 고영향 대형 부하(HILL)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대규모 전력 수요 프로젝트에 대한 별도의 검토 절차를 도입해 효율적인 접속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시에 발전 설비와의 연계를 고려한 평가 체계를 마련해 전력망 안정성을 강화했다.
FERC는 이 외에도 다양한 전력회사와의 계약 및 요금 체계를 검토하며 비용 분담과 관할 범위 문제를 조정해 왔다. 일부 안건은 승인됐지만, 비용 배분이 불합리하거나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거부하는 등 원칙을 유지했다.
정책 환경 역시 변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확대와 첨단 제조업 성장, 전력화 확대 정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 수요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상승을 억제하면서도 산업 성장을 지원해야 하는 균형 잡힌 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FERC는 향후 규칙 개정 과정에서도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유지할 방침이다. 공공 전력회사가 자율적으로 제도 개선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동시에 법적 책임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심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