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국드론뉴스닷컴)손윤제 기자= 검사비는 왜 내려가지 않는가…과잉진료와 제도 한계, 이제는 결단할 때다.
국민들이 병원을 찾을 때 가장 먼저 체감하는 부담은 단연 검사비다. MRI 검사, 초음파 검사와 같은 고가 검사는 건강보험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보장성 강화 정책을 통해 환자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혀왔지만, 현실은 기대만큼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검사 이용량 증가와 의료비 총액 상승이라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구조다. 현재 의료체계는 검사 한 건, 치료 한 건마다 수익이 발생하는 ‘행위별 수가제’에 기반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병원이 더 많은 검사를 시행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정부가 수가를 통제하고 일부 검사비를 낮추더라도, 의료기관이 검사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전하려는 유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비급여였던 검사들이 급여화되며 환자의 본인 부담은 줄었지만, 동시에 “검사를 더 쉽게 받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는 의료 접근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불필요한 검사 증가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개인이 느끼는 부담은 줄었을지 몰라도, 사회 전체 의료비는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비급여 관리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부 항목은 가격 공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병원마다 검사비 편차가 크고 환자가 이를 충분히 비교·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고급 장비를 활용한 검사나 특수 진료 영역에서는 사실상 병원 자율에 맡겨진 가격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동일한 검사라도 병원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지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실손보험 구조 또한 문제를 키운다. 보험이 적용된다는 이유로 환자가 검사에 대한 가격 민감도를 잃게 되고, 이는 의료 이용 증가로 이어진다.
병원과 환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결국 이 비용은 보험료 인상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라는 형태로 다시 국민에게 돌아온다.
그렇다고 단순한 가격 통제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검사비를 강제로 낮추면 의료기관은 비용 절감을 위해 필요한 검사까지 줄이거나, 다른 항목에서 비용을 보전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또 다른 위험 요소다.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검사량이 아닌 치료 결과와 질 중심으로 보상하는 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포괄수가제 확대나 가치 기반 의료(Value-based care)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둘째, 비급여 항목에 대한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환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실손보험 구조를 개선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는 장치도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인공지능 기반 심사 시스템 등을 활용해 과잉진료를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관리하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결국 의료비 문제는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복합적 구조의 결과다. 병원은 수익 구조 속에서 움직이고, 환자는 정보 비대칭 속에서 선택하며, 정부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구조를 방치한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비 부담’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검사비를 낮추는 것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의료 시스템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문제다. 이제는 부분적 처방이 아닌 구조적 개혁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