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현지시간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 보호를 위한 군함 파견 지원 요청을 사실상 철회했다. 유럽 주요국과 일본·한국·중국 등에 손을 내밀었으나 대부분이 노골적 거부 또는 침묵으로 일관하자, 트럼프는 진솔 소셜미디어(Truth Social)에 “놀랍지 않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이란은 나토는 물론 전 세계의 위협이었다”고 규정하고, 협조를 거부한 국가들을 향해 “매우 어리석다”는 직설 표현까지 썼다. 이는 단순한 감정 표출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기조를 명확히 드러내는 신호탄이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특유의 ‘거래적 동맹관’이 극명하게 드러난 순간이다. 그는 처음부터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 등 호르무즈를 이용하는 나라들이 스스로 배를 보내야 한다”고 공개 요구했다. 미국은 이미 충분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히려 ‘우리가 보호해 주는데 너희는 뭐 하느냐’는 논리였다. 그러나 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는 “우리 전쟁이 아니다”며 즉각 거부했고, 일본과 호주는 “파견 계획 없다”고 못 박았다. 한국 정부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모호한 입장으로 시간을 끌었고, 중국은 아예 답변을 회피했다.
결국 트럼프는 “나토는 일방통행”이라며 기존 동맹 체제를 공개 비판했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앞으로 미국의 우호 정책이 ‘형식과 실질적 협력’에 따라 차별적으로 재편될 것임을 공언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협조하지 않은 나라들은 나쁜 미래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덧붙였다.
현장 취재하며 느낀 점은 명확하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전통 동맹국들에게 매우 불편한 메시지다. 트럼프는 이미 과거 재임 시절에도 ‘방위비 분담’을 무기로 압박했는데, 이번엔 ‘실전 협력’을 새로운 잣대로 삼았다. 호르무즈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가 급등으로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데, 군함 한 척 보내지 못한 대가는 앞으로 외교·안보·무역 전반에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물론 트럼프의 말처럼 미국 단독으로도 호르무즈를 통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란 위협이 실제로 ‘전 세계적’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우선’을 넘어 ‘협력한 나라만 우선’으로 가고 있다. 무응답 또는 거부로 일관한 국가들은 향후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 과정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터다.
이 사태는 단순한 군사 요청 거부 사건이 아니다. 트럼프 시대의 새로운 동맹 규칙을 선포한 역사적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제 ‘충분한 검토’를 넘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