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경기도 외곽의 한 산업단지. 한때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던 기계 소리는 간데없고, 차가운 금속성 정적만이 공장을 메우고 있었다. 공장 한구석, 먼지가 내려앉은 압출기 앞에 선 에코그린파워 박동근 대표의 손등은 거칠고 투박했다. 30년 평생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돌아가는 플라스틱’에 바쳐온 노병의 훈장이다. 하지만 지금 그 훈장은 갈 곳을 잃었다.
◆정책의 변덕이 부른 비극.. “정부를 믿은 게 죄인가”
박 대표의 좌절은 역설적이게도 정부의 ‘친환경 로드맵’을 충실히 따랐던 것에서 시작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탄소중립과 플라스틱 제로를 외치며 대대적인 규제를 예고했다. 식당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 생분해성 소재 권장 정책 등이 이어지자 박 대표는 무리한 대출을 끌어와 설비를 확충했다. 그러나 정치는 현장의 속도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소상공인 부담과 물가 상승을 이유로 환경 규제는 돌연 ‘U턴’했다.
“정부 말을 믿고 수억 원의 설비 투자를 한 기업들은 한순간에 낭떠러지로 밀려났다. 규제가 완화되자마자 시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값싼 일반 플라스틱으로 회귀했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무슨 수로 버티겠는가”
◆벼랑 끝에서 만난 동반자, ‘현진시닝’과의 상생
이처럼 사지로 내몰린 박 대표에게 손을 내민 것은 정부가 아닌 민간 파트너였다. 국내 상조 및 의전 서비스 선도 기업인 현진시닝은 에코그린파워의 기술력과 진정성을 알아보고 오랜 기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박 대표는 “모두가 단가를 이유로 등을 돌릴 때, 현진시닝은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제품을 꾸준히 채택해 주었다”며,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생분해 산업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지금까지 실질적인 도움과 지지를 아끼지 않은 고마운 우군”이라고 회상했다. 기업 상조 현장에서 사용되는 친환경 소모품 등을 통해 판로를 열어준 현진시닝 같은 파트너가 없었다면, 에코그린파워는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이면
하지만 개별 기업의 조력만으로 거대한 정책의 파도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박 대표를 깊은 고민에 빠뜨리는 것은 시장에 만연한 이른바 ‘그린워싱(가짜 친환경)’ 현상이다. 최근 시장에는 분해 촉진제를 섞어 플라스틱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로 쪼개는 기술들이 친환경의 탈을 쓰고 유통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를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지적한다.
“완전한 분해가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을 양산하는 방식이 ‘친환경’으로 둔갑하고 있다. 과거에 이미 그 한계가 드러난 기술들이 저단가를 무기로 다시 부활한 것이다”
옥수수 전분(PLA) 등 값비싼 천연 원료를 고집하는 정직한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라는 파도 앞에서 고사할 위기에 처해 있다. 환경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그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장”이라고 표현했다.
◆탁상행정과 무관심, 환경부의 존재 이유를 묻다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행정 편의주의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최근 인증 기준을 강화하며 탄산칼슘 함량 등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무기질 함량을 높이면 제품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기준을 맞추기 위해 천연 원료 비중을 높이면 가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는다.
박 대표는 세 번의 경매를 거치며 자택과 공장을 모두 잃었다. 현재는 지인의 공장 한편을 빌려 임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로드맵을 믿고 투자했던 꿈은 이제 대책 없는 빚더미로 남았다.
◆기술은 일류, 정책은 삼류
한때 대한민국은 생분해 소재 분야에서 일본을 앞설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책 혼선이 이어지는 사이 글로벌 경쟁력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아시아에서도 우리나라 친환경 정책은 이제 후진국 수준이다. 유럽은 이미 강력한 규제로 생분해 시장을 키우고 있는데, 우리는 있던 규제마저 풀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국내 기술 기반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나중에 다시 환경 규제를 강화하려 할 때는 아마 중국이나 해외 기업의 소재를 비싼 돈 주고 사와야 할 것이다”
박 대표의 말에는 단순한 개인의 원망을 넘어 국가 미래 산업에 대한 깊은 우려가 담겨 있었다. 그는 이제 본인의 사업 재기에는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그리고 현진시닝처럼 그 가치를 믿어준 이들과의 노력이 ‘헛된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낡은 기계가 뱉어내는 ‘비싼 신념’
우리는 편리함을 위해 환경을 외면하고, 최저가를 위해 타협의 산물을 선택한다. 규제의 빈틈을 타 무늬만 친환경인 제품들이 시장을 점령할 때, 박 대표처럼 우직하게 '진짜'를 만드는 이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그가 지키는 것은 단지 공장을 가동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마지막으로 붙잡아야 할 ‘기업가 정신의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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