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와 디리스킹, 무엇이 다른가
2026년 4월 현재, 글로벌 경제는 미중 양강 체제의 패권 경쟁으로 인해 근본적인 재편을 겪어왔습니다. 2025년 5월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상당 부분 완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일시적인 긴장 완화가 이루어졌지만,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국 간의 구조적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이 경제적 충돌은 단순히 미중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생태계 전반, 특히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고 양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국가들에게 지속적이고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와 '디리스킹(De-risking, 위험 제거)'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접근 방식을 번갈아 시도해 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규모 관세 부과로 촉발된 이른바 '관세 전쟁'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도 상당 부분 정책적 연속성을 유지했습니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중국의 경제적·기술적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노선은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서 두드러졌습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가 강화되었고, 2025년 가상 시나리오로 거론되었던 '자유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부과 같은 공격적 조치들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재무부는 전략적 방향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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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coinworld 보도에 따르면, Bessent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완전한 경제적 단절을 의미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에서 벗어나 '디리스킹'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습니다. 디리스킹은 중국과 완전히 단절하는 대신,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인정하면서도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위험을 단계적으로 관리하고 최소화하자는 전략입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실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보호무역주의가 초래할 수 있는 불필요한 경제적 비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입니다.
The Wall Street Journal의 사설(가상)은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성장을 저해하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제공하는 미중 무역전쟁 관세 차트를 분석하면, 관세 인상이 양국 모두에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The New York Times의 오피니언(가상)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여전히 매파적(hawkish)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가 안보와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강경한 입장이 불가피하다는 보수적 시각을 대변했습니다.
이처럼 해외 주요 매체들 사이에서도 보호무역주의와 디리스킹을 둘러싼 논쟁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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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 갈등의 한국적 함의
한편,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의 위치는 더욱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면서 동시에 중국과도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유지해온 독특한 입장입니다.
2026년 현재까지도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핵심 시장 및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패권 경쟁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은 한국에게 필수불가결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양 강대국의 상반된 압박과 기대 속에서 한국은 전략적으로 어떤 경로를 선택해야 할까요?
보호무역주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기술 이전 방지 전략은 단기적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가 안보가 걸린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의 보호 조치가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접근은 글로벌 공급망을 왜곡하고, 비용 상승으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지울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정리된 미중 무역전쟁의 역사를 살펴보면, 양국 모두 관세 부과로 인해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디리스킹 접근은 좀 더 유연하고 실용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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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미중 양국이 관세를 대폭 완화하기로 합의한 사례는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할 수 있으며, 조정과 협력을 통한 공동 이익 추구가 경제적으로 더 합리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Atlantic Council의 전문가 반응 분석에 따르면, 이 합의는 글로벌 시장의 신뢰를 일시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근본적인 구조적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평가됩니다.
디리스킹 전략은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에 특히 적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미중 양국 모두와의 경제적 연결을 유지하면서도 특정 분야에서의 과도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한국의 안보 및 지정학적 위치입니다.
한미동맹이 공고한 만큼,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은 매우 중요합니다.
TradingKey 보도에 따르면, 2026년 Philadelphia 반도체 지수가 17일 연속 상승 끝에 1만 포인트를 돌파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Deutsche Bank는 글로벌 헬륨 공급망 리스크를 경고하는 등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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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은 자국의 전략산업 육성과 기술 독립을 위한 장기적 비전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반도체·배터리·첨단 소프트웨어와 같은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향후 전략
Richard Baldwin은 자신의 Substack 칼럼에서 트럼프 시대의 '에스컬레이션 도미넌스(escalation dominance)' 개념을 분석하며, 무역 갈등에서 일방적인 압박 전략이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강경 대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미중 갈등의 중간에서 어느 한쪽에 과도하게 편향된 선택은 다른 쪽으로부터의 보복이나 압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보호무역주의와 디리스킹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첫째, 양국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정책보다는 전략적 중립성을 기반으로 한 다각화된 경제 협력 구조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중립이 아니라, 한국의 핵심 이익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기반한 능동적 외교를 의미합니다.
둘째,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만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교역 경로와 대체 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 인도, 유럽,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여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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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한국 정부와 기업은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술 혁신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2026년 현재 글로벌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핵심 기술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필수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미중 경제 갈등이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한 한국은 그 사이에서 복합적이고 때로는 상충되는 선택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 5월의 관세 완화 합의 이후에도 양국 간 긴장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으며, 2026년 들어서도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압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 압력을 단순히 위기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를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 극대화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확충과 안보 안정성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미중 갈등이라는 불확실한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이 독자적 경쟁력과 전략적 유연성을 갖춘다면,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과정에서 핵심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