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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버넌스, 글로벌 협력의 시급성: 메리 로빈슨의 경고와 한국의 과제

인공지능 기술과 국제적 도전 과제

한국의 대응 전략과 글로벌 협력 필요성

AI 관리 체계 부재가 초래할 잠재적 위험

인공지능 기술과 국제적 도전 과제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국제 사회에 가져온 변화와 도전은 2026년 현재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습니다. 지난 2026년 4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게재된 메리 로빈슨(Mary Robinson) 전 아일랜드 대통령의 칼럼 'AI 시대를 항해하기: 지금 당장 글로벌 거버넌스 조약이 필요한 이유(Navigating the AI Era: Why We Need a Global Governance Treaty Now)'는 AI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했습니다.

 

유엔 인권 최고대표를 역임한 로빈슨은 이 칼럼에서 AI 기술이 새로운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국가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며,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핵무기 비확산 조약이나 파리기후변화협약과 같은 수준의 글로벌 합의와 규제 체계가 AI 분야에도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분명 인류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의료 진단의 정확성 향상,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데이터 분석, 교육의 개인화, 생산성 혁신 등 AI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제 시장조사기관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여 1조 5,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역시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정부는 2024년 발표한 '국가 AI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AI 분야에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로빈슨이 강조한 것처럼, 이러한 기술적 성과와 함께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 알고리즘 편향성, 기술 독점, 노동 시장 재편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들도 함께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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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로빈슨은 AI 개발 및 배포에 있어 '무관심한 방관(benign neglect)'은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I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자율 살상 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국가 간 AI 기술 격차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식민주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5년 보고서는 전 세계 30개 이상 국가가 AI 기반 군사 기술 개발에 연간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AI 거버넌스의 필요성은 바로 이러한 기회와 위험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 논의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AI 기술 개발의 중심에 있는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규제 철학과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민간 기업 주도의 혁신을 강조하며 OpenAI, Google, Meta 등 기술 기업들이 AI 개발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5년 미국 의회는 'AI 혁신법(AI Innovation Act)'을 통과시켜 기업의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해서는 연방 차원의 안전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술을 사회 관리와 경제 발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시행 중인 '생성형 AI 서비스 관리 방법'을 통해 AI 콘텐츠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세계 최초로 포괄적인 'AI 법(AI Act)'을 제정하여 AI 시스템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고위험 AI에 대해서는 사전 승인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의무화했습니다.

 

EU의 접근은 인권과 민주적 가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AI 개발자와 배포자에게 명확한 책임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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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처럼 각국이 독자적인 규제 체계를 구축하는 상황에서, 로빈슨이 우려한 것처럼 AI 기술의 과도한 경쟁과 부작용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로빈슨은 칼럼에서 과거 국제 사회가 핵무기 확산이나 기후 변화와 같은 긴급한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초국가적 협력 체제를 구축했던 사례를 상기시켰습니다. 1968년 체결된 핵무기 비확산 조약(NPT)은 191개국이 참여하여 핵무기의 확산을 막고 핵 군축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은 195개국이 합의하여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로빈슨은 AI 기술 역시 이와 같은 다자주의적 접근을 통해서만 인류 전체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대응 전략과 글로벌 협력 필요성

 

특히 로빈슨은 AI 거버넌스 논의가 단순히 기술 규제나 기업의 책임 강화를 넘어서, 공공 이익 보장과 윤리적 틀을 설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I 시스템의 투명성, 알고리즘의 공정성, 데이터 사용에 대한 동의와 통제, AI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 등이 명확히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국제 사회가 공통의 표준과 원칙을 토대로 협력할 수 있는 투명하고 포용적인 체제입니다.

 

로빈슨은 소수의 거대 기술 기업이 AI 기술을 독점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정치적 권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견제하고, 인류 전체의 복지를 중심에 두는 AI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디지털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 5G, 사물인터넷 등 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AI 산업 매출액은 약 15조 원을 기록했으며, AI 전문 인력은 약 3만 명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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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강력한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을 효과적으로 결합해온 경험을 갖고 있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2025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AI 서울 정상회의(AI Seoul Summit)'를 통해 AI 안전성과 윤리에 관한 국제 협력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회의에는 28개국 정상과 주요 국제기구 대표, 글로벌 AI 기업 CEO들이 참석하여 'AI 안전에 관한 서울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선언문은 AI 개발의 투명성 제고,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국제 안전 기준 마련, AI 윤리 원칙의 실질적 이행, 개발도상국의 AI 역량 강화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한국의 AI 거버넌스 리더십에 대한 기대는 국내외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AI 정책 네트워크(APAN) 사무총장 린다 천(Linda Chen) 박사는 2026년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기술적 역량과 민주적 가치를 모두 갖춘 국가로서, 미국 주도의 시장 중심 접근과 중국 주도의 국가 중심 접근 사이에서 제3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등을 통해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을 모색해온 경험은 AI 시대의 규제 모델로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AI 거버넌스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도한 규제가 AI 기술 혁신의 속도를 저해하고, 특히 후발 주자들이나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글로벌 A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지배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유럽이나 한국 같은 국가들이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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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EU의 AI 법에 대해 일부 유럽 기술 기업들은 규제 준수 비용이 과도하게 높아져 혁신 역량이 저하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AI 관리 체계 부재가 초래할 잠재적 위험

 

또한 AI 기술 개발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성급한 규제보다는 기술의 자율적 발전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의 개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2025년 공동 성명을 통해 "AI 규제는 실제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 이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가상의 위험에 대한 선제적 규제는 혁신을 질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로빈슨과 같은 AI 거버넌스 옹호론자들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명확한 반론을 제시합니다.

 

기술 혁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류의 복지 향상을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따라서 혁신은 윤리적 가치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자동차 안전 기준, 의약품 승인 절차, 환경 규제 등은 모두 초기에는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산업 발전과 공공의 안전을 동시에 보장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AI 역시 마찬가지로, 적절한 거버넌스 체계는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AI 기술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의 토비 오드(Toby Ord) 교수는 2025년 출간한 저서 'AI와 실존적 위험(AI and Existential Risk)'에서 "AI는 핵무기와 달리 그 발전 속도와 적용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고, 일단 임계점을 넘어서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사전 예방적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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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 교수는 "AI 시스템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악의적 행위자에 의해 악용되거나,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단계부터 안전장치와 윤리적 고려가 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AI 거버넌스는 단순히 기술적 논의를 넘어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로빈슨이 칼럼에서 강조한 것처럼, AI 시대에 등장할 강력한 기술들이 소수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려면, 국제 사회가 지금부터 진지하게 협력을 논의하고 이를 구체적인 제도와 규범으로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핵무기 비확산 조약이나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의 구축은 결코 쉽지 않으며 오랜 시간과 끈질긴 외교적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AI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의 규모와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는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중재자이자 모델 제시자로서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역량, 민주적 가치, 국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이 제시하는 AI 거버넌스 모델은 특히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게 중요한 참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은 AI 기술의 혜택이 선진국에만 집중되지 않고 개발도상국에도 공평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메리 로빈슨이 제기한 AI 거버넌스의 시급성이라는 화두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AI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둘 것인가?

 

기술적 발전과 윤리적 책임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그리고 글로벌 협력에서 한국은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적극적인 행동이 지금 요구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4.27 01:17 수정 2026.04.2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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