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는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혁파하기 위해 '2026 규제개선 종합과제' 100건을 발굴하여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금융위원회 등 전 부처에 걸쳐 마련된 이번 건의는 신산업 육성, 기업 경영 환경 합리화, 그리고 현장의 안전 및 행정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건의에서 가장 무게를 둔 부분은 전기차,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 미래 먹거리인 신산업 분야의 빗장을 푸는 일이다. 특히 전기차의 차체와 배터리를 별도의 자산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소유권을 분리하여 소비자의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덜고, 배터리 구독 및 교환,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등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가 필수적인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보 분석과 같은 비향유 목적의 데이터마이닝 과정에 대해서는 저작물 이용에 따른 침해 면책 조항을 신설할 것을 촉구했다. 아파트 주차난 해소의 대안으로 떠오른 자율주행 주차로봇 역시 현행법상 기계식 주차장치로 묶여 공동주택 설치가 가로막힌 탓에, 이를 일반 주택에도 허용해 공간 효율성과 교통약자의 이용 편의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는 불합리한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한경협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부과되는 과도한 형사처벌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행정제재 위주로 전환하고, 실질적인 기업 지배력과 무관한 사외이사나 비영리법인 임원을 동일인관련자 범위에서 제외해 경영상의 부담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첨단 분야의 우수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국가 연구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재 배정이 중단된 대기업 연구기관에도 전문연구요원 대체복무 인원을 배정할 수 있도록 제도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현장의 안전 규제를 명확히 하고 행정 편의를 돕는 방안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한 경영책임자 정의와 의무 이행 범위를 구체화하고,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한 기업에 대해서는 처벌을 감경하거나 면책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해 법적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소비자가 행정기관 방문 없이 정보를 제출하는 공공 마이데이터의 '보험 묶음정보' 서비스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추가하여, 자녀 출생 등록이나 계약자 변경 시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국민의 불편을 실질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협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이 혁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과감하고 신속한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