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타임즈] 중동전쟁으로 인해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화학산업에 위기가 심화하고 에너지 확보가 국가의 중요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화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한국화학연구원의 장태선 박사에게 현재의 화학산업에 대한 진단을 요청하여 지난번에 이어 두번째로 그의 견해를 들어본다.
기후에너지 환경 분야에서 상당 부분 알려져 있다시피, (주)부흥산업사가 이산화탄소(CO₂)를 활용한 ‘건식개질(Dry Reforming)’ 기술을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 개발하여 상용화를 눈앞에 두면서, 위기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가격과 함께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건식개질 기술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구 현장에서, 장태선 박사>
이산화탄소는 오랫동안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인식됐고, 산업 전반에서는 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그 중심에 있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메탄의 건식개질(Dry Reforming of Methane, DRM)이다.
<건식개질에 의한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 개념도>
건식개질은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을 반응시켜 합성가스(Syngas)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합성가스는 일산화탄소(CO)와 수소(H₂)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플라스틱, 합성연료, 수소, 메탄올 등 다양한 화학제품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에틸렌을 “쌀”이라고 부르지만, 미래에는 건식개질에서 얻어지는 합성가스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만큼 중요한 원료이다. 즉, 건식개질은 온실가스를 단순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적으로 가치 있는 물질로 전환하는 매우 유용한 “탄소 활용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산업적으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촉매 기술이다. 건식개질 반응은 700~90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진행되는 흡열반응이기 때문에, 반응 속도를 높이고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촉매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반응 과정에서 부반응이 발생하여 촉매 성능이 저하되는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촉매 구조 설계와 제조 기술 개발이 중요한 연구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한국화학연구원과 ㈜부흥산업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한 혁신적인 촉매를 개발하여 원천특허를 등록받았고 최근 실증연구까지 완료한 상태이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기존 산업과의 통합이 매우 중요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건식개질은 독립적인 공정보다는 기존의 에너지 및 화학산업과 결합할 때 경제성이 크게 향상된다. 예를 들어, LNG 플랜트에서는 메탄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제철소나 발전소에서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거나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산업을 연결하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사용되지 않는 메탄을 동시에 활용하여 새로운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공정 개선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건식개질은 에너지 효율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반응은 많은 열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정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 방식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를 활용한 전기 가열 방식이나 플라즈마 개질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며,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열 통합 설계도 중요한 기술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공정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전체 시스템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경제적 측면에서 건식개질 기술은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탄소배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원유로부터 유래하는 납사를 대신하여 기존에는 버려지던 가스를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원료비를 낮출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합성가스를 통해 생산되는 다양한 화학제품은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향후 탄소세 및 환경 규제가 강화될수록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처리하는 기업보다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탄소가 “돈”이 되는 것이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건식개질 기술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온실가스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효과뿐만 아니라, 자원을 순환시키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한다. 또한 해외에서 수입하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원료 기반을 확대함으로써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지속할 수 있는 사회 구조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기술적으로 보았을 때, 건식개질은 다양한 미래 산업과 연결되는 플랫폼 기술이다. 수소 생산, 항공유(e-fuel) 생산, 청정 제품 생산 등 여러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결합할 경우,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도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높은 반응 온도로 인한 에너지 소비 최소화, 대규모 상용화 시 경제성 확보 등이 대표적인 기술적 도전 과제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촉매 설계, 공정 기술, 고효율 반응기 개발 등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점차 해결해 나가고 있다.
결국, 건식개질 기술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이산화탄소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점에 있다. 과거에는 줄여야 할 오염물질로만 여겨졌던 이산화탄소가 이제는 새로운 자원이자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이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한다면, 우리는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탄소를 순환시키는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부흥산업사는 탄소 활용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산업 주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어서, 거대한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데 얼마나 영향을 줄지 국내외에서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