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아이폰·갤럭시 등 사전예약 데이터가 수요 예측의 무기- 쿠팡과 제조사 간 사전 교감 … 싹쓸이 구매력
단순한 우연이 아닌 '공급망 지배력'의 완성
"본사 직영몰에서도 배송 기약 없던카메라가, 쿠팡에서는 단 하룻밤 만에 도착했다."
기자는 취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열흘 전 전문가용 카메라 'DJI 오즈모 포켓4(Osmo Pocket 4)'를 제조사 공식 스토어에서 예약 주문했다. 4월 21일에 결제했지만, 29일이 되도록 배송은커녕 기약 없는 기다림만 이어졌다. 답답한 마음에 혹시나 하고 접속한 쿠팡에서는 놀랍게도 해당 제품이 '로켓배송'으로 즉시 구매가 가능했다. 기자는 즉시 본사 주문을 취소하고 쿠팡에서 결제했으며, 제품은 다음 날 새벽 회사 문 앞에 도착해 있었다. 심지어 와우 멤버십 덕분에 시장에 웃돈이 붙는 상황임에도 약 1만 원의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제조사 직영점도 텅 빈 재고… 기자가 목격한 '쿠팡 독주' 현상
2026년 4월 기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전 유통망에서 오즈모 포켓4의 품귀 현상이 극심하다.
본사 직영점에서조차 물량을 구하지 못하는 이 전국적인 품절 대란 속에서, 오직 단 한 곳 '쿠팡'만이 넉넉한 재고로 로켓배송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제품 품귀 사태 때 유통 플랫폼이 오히려 제조사 본사보다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고 통제하는, 그야말로 이례적인 상황을 기자가 직접 겪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 "아이폰·갤럭시 사전예약 데이터가 수요 예측의 무기"
본사에도 없는 재고를 쿠팡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었을까? 기자는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유통 업계 관계자에게 직접 문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업계 관계자는 기자의 질문에 쿠팡의 치밀한 데이터 경영을 첫 번째 비결로 꼽았다. 그는 "쿠팡은 예전부터 아이폰이나 갤럭시 등 대형 신제품들의 사전 예약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신제품이 어느 정도 판매될지에 대한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들이 축적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수요를 미리 예측해 물량을 선제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직감이 아니라, 자사 플랫폼에 누적된 방대한 소비자 검색 및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제품의 폭발적인 수요를 출시 전부터 계산해 냈다는 뜻이다.
쿠팡과 제조사 간 사전 교감… 싹쓸이 구매력
정교하게 예측된 데이터는 쿠팡의 거대한 자본력과 만나 시장의 희귀 물량을 선점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 관계자는 쿠팡과 제조사간의 사전 교감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제조사 측에서도 쿠팡의 막강한 판매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물량을 수용했을 것"이라며, "사전부터 쿠팡 측이 '우리가 이 정도 물건을 받겠다'고 미리 협의하고 확답을 받아둔 물량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번에 천문학적인 물량을 확실하게 사들이고 유통해버리는 쿠팡의 압도적인 구매력 앞에서는 글로벌 제조사조차 물량 우선순위를 내어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단순한 우연이 아닌 '공급망 지배력'의 완성
기자가 직접 체험하고 취재를 통해 확인한 이번 '오즈모 포켓4 대란'은 현대 유통 산업에서 플랫폼의 힘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여실히 증명한다.
다른 플랫폼 소비자들이 기약 없는 배송 지연에 발을 동동 구를 때, 기자는 단 하루 만에 새벽 배송을 받았다.
결국 '다른 곳엔 없어도 쿠팡엔 있다'는 공식은 단순한 운이나 자본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년간 축적된 AI 빅데이터 수요 예측 시스템과, 이를 당장 실행에 옮기는 거대한 구매력, 그리고 전국을 잇는 물류 네트워크가 결합된 치밀한 공급망 관리의 승리다. 하룻밤 만에 집 앞에 놓인 택배 상자는, 쿠팡이 국내 유통 시장에서 만들어낸 범접할 수 없는 격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