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도입과 효율성 증가
2026년 5월 5일, 영국 민사항소법원 수석판사(Master of the Rolls)는 '인공지능과 사법부'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AI가 사법 시스템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며, 법률가와 판사의 업무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한 기술 낙관론이 아니었다.
그는 AI가 '법률 시스템의 하인(servant)'으로 남아야 하며, 정의의 본질인 공정성과 국민 기본권 보호는 기술이 아닌 인간의 판단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연설은 영국과 웨일스가 추진 중인 '디지털 정의 시스템(Digital Justice System)' 구축의 맥락에서 이루어졌으며, AI 시대 사법부가 나아갈 방향을 둘러싼 전 세계적 논의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했다.
영국과 웨일스가 구축 중인 디지털 정의 시스템은 2022년 사법 검토 및 법원법(Judicial Review and Courts Act 2022) 제2부에 법적 근거를 둔다. 이 시스템의 목표는 법률 문제에 직면한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신뢰할 수 있는 법률 정보와 조언을 얻고, 필요한 분쟁 해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더 빠르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정의를 실현한다는 비전 아래, 영국 정부는 기술 활용을 통한 법률 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사법부가 변모하는 방식의 구체적 사례다. AI가 사법부에 가져올 효율성 증대는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판사는 챗GPT가 2022년 11월에 등장한 이후 전 세계 사법 시스템 운영자들이 전례 없는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법률 상담, 자료 준비, 판례 검색, 데이터 분석 등 기존에 법조인이 상당한 시간을 투입해야 했던 작업들에서 AI의 역할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수석판사는 AI가 기술적 측면에서 '최고의 변호사'가 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AI 자체가 법률 시스템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 기술 전환에는 윤리적 과제가 뒤따른다.
수석판사는 사건 적체 문제로 AI에 의한 의사결정 채택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그러한 결정이 해당 유형의 사건에 적절한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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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제공하는 판단은 단순한 기술적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 정의의 본질적 요소인 공정성, 비례성,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가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리적 도전과 극복 과제
전문가들은 AI가 사건의 다각적 변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데이터만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그 파장이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AI에 의한 판결이 신뢰를 얻으려면 법률적 판단의 명확성과 책임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영국 사법부는 AI를 의사결정의 보조 도구로 제한하고, 판결의 최종 결정권은 인간 판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공식 입장으로 견지하고 있다. AI와 소셜 미디어는 젊은 세대가 사법 시스템 발전에 참여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술이 제공하는 가능성만큼, 법정에서 AI의 역할에 대한 오해나 남용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불공정하게 설계되거나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된 AI가 사법 판단을 지원할 경우, 그 피해는 개인의 권리 침해로 직결된다.
수석판사는 미래 세대를 위한 견고한 정의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현 세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사법부의 AI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진행 중이다. 영국의 사례는 단순히 기술 도입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법조계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유효한 참고 자료가 된다.
기술의 진보가 반드시 인간적 가치와 조화를 이루며 진행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영국과 한국 모두가 공유하는 과제다. 다만 한국 사법부 내 AI 도입의 구체적 현황은 공식 확인된 바가 없으며, 정책적 논의 단계에 있다.
AI로 인한 한국 사법부의 미래
판결 과정과 관련 데이터가 AI 도입을 통해 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투명성은 기술만으로 담보되지 않는다.
영국 사법부가 이번 연설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시한 입장—AI는 사법부의 '하인'이어야 하며, 효율성 추구가 공정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은 AI 시대 사법 시스템 설계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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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디지털 사법 시스템을 구축할 때도 이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AI가 사법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임은 분명하다.
법률가의 직관과 경험, 인간 중심의 가치 위에 기술을 얹는 방식만이 실질적인 사법 정의를 구현할 수 있다. 영국 사법부의 고민은 'AI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쓸 것인가'로 이미 이동했다. 한국 역시 그 질문에 답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
FAQ
Q. 영국 디지털 정의 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A. 영국과 웨일스의 디지털 정의 시스템은 2022년 사법 검토 및 법원법 제2부에 근거하여 구축 중이다. 이 시스템은 법률 문제에 직면한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신뢰할 수 있는 법률 정보와 조언을 얻고, 분쟁 해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법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법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AI 도입으로 사법부 판결의 공정성이 훼손될 위험은 없는가?
A. 영국 민사항소법원 수석판사는 이 위험을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사건 적체가 심해질수록 AI에 의한 자동 의사결정 채택 압력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 경우 해당 사건 유형에 적합한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영국 사법부는 AI를 보조 도구로만 활용하고, 최종 판결권은 반드시 인간 판사에게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Q. 한국 사법부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A. 한국에서도 사법부의 AI 도입을 둘러싼 정책적 논의가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도입 범위와 현황은 공식 확인된 바가 없다. 영국의 디지털 정의 시스템 사례는 한국 법조계와 정책 입안자들이 AI 도입의 방향과 한계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기술 효율성과 사법 공정성 사이의 균형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