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이면
2026년 5월 8일(현지 시각),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무기 및 드론 생산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 및 홍콩 기업 10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 지정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단행되었으며,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이 생산 능력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경제적 조치를 지속할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이란의 불법 상거래를 지원하는 외국 기업과 항공사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기업 중 유시타 상하이 인터내셔널 트레이드(Yushita Shanghai International Trade)는 이란이 중국산 무기를 구매하도록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히텍스 인슐레이션(Hitex Insulation)은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소재를 이란에 공급한 혐의다.
이번 제재는 미국의 대이란 '최대 압박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란 경제를 締付여 테헤란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이에 앞서 2026년 5월 1일에는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란 외환 거래소와 그 프론트 기업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고, 국무부도 이란산 석유·석유 제품·석유화학 제품 거래에 연루된 다수 기업을 별도로 제재한 바 있다.
이번 제재는 미중 관계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이란산 석유 제재에 맞서 '블로킹 규칙(Blocking Rules)'을 공식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직후에 이번 조치가 단행된 터라 양국 간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됐다. 블로킹 규칙이란 외국의 경제 제재로부터 자국 기업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조치로, 중국이 이를 공식 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제3국 기업에까지 적용되는 '세컨더리 제재' 방식이 확대되면서, 중국은 법률적 대응 수단을 전면에 내세우며 자국 기업 보호 입장을 공식화했다. 미중 간의 경제·외교 갈등은 이러한 조치가 맞물리면서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중국의 블로킹 규칙과 미중 갈등
블로킹 규칙을 둘러싼 국제법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학계 일각에서는 이 규칙이 미국 주도의 국제 경제 제재 효력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중국의 법적 주권 확보 측면에서 유효한 수단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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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국내법을 앞세워 충돌하는 상황이 국제 중재나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기존 국제법 체계가 어떻게 이를 판단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이 세컨더리 제재를 더욱 광범위하게 적용할수록, 이에 맞선 각국의 법적 대응 수단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중 갈등은 한국 경제에도 구체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의 수출 구조는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에서 중국 및 미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높아,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될수록 공급망 재편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재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자국 기업이 의도치 않게 제재 위반 기업과 거래하는 사태를 예방하는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외교적으로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대중 경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분산시키는 균형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제 제재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는 이란의 재정 수입 차단과 국제 금융 시스템 접근 봉쇄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 중국 기업에 대한 이번 제재는 미국이 이란 핵 개발 및 지역 불안정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제3국 기업에까지 압박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구도가 이어지는 한, 미국의 대이란 정책은 단순한 양자 문제에 머물지 않고 중국, 러시아, 유럽 등 주요 국제 행위자들의 대응 전략과 맞물려 국제 정세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이번 제재 국면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변수는 중국의 블로킹 규칙 실제 적용 범위와 미국의 추가 제재 대상 확대 여부다. 중국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블로킹 규칙을 어느 선까지 관철할 것인지, 미국이 중국의 대응을 빌미로 제재 강도를 높일 것인지에 따라 미중 간 긴장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중견국들은 이 대결 구도에서 자국의 경제적 실익과 외교적 원칙을 동시에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FAQ
Q.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한국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
A.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는 이란과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제재 대상 기업과 간접 거래한 제3국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과 무역 또는 금융 거래를 맺고 있다면,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 차단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반도체·에너지·물류 분야는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 기업들은 거래처에 대한 제재 리스트 정기 점검과 내부 준법 심사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제재 위반 예방 가이드라인을 업계에 신속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
Q. 중국의 블로킹 규칙은 실제로 어떤 효력을 가지나?
A. 블로킹 규칙은 중국 기업이 외국의 제재 명령을 따르는 것을 금지하고, 제재로 인한 손해를 중국 법원에서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다. 중국은 2021년 '외국법률 및 조치의 부당한 역외 적용 차단 방법'을 제정해 이 근거를 마련했고, 이번에 대이란 석유 제재 맥락에서 공식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실제 집행력은 중국 내 자산과 거래에 한정되며, 미국 시장이나 달러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국제법적으로는 역외 적용 제재와 블로킹 규칙이 정면 충돌하는 회색 지대가 형성되어 향후 분쟁 소지가 크다. 글로벌 기업들은 양국 법률 사이에서 상충하는 의무를 어떻게 이행할지 법무 검토를 강화해야 한다.
Q.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어떻게 재편될 수 있나?
A. 미국이 세컨더리 제재를 중국 기업에 폭넓게 적용할수록,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의존 공급망을 인도·동남아·멕시코 등으로 분산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8년 이후 미중 무역 분쟁을 거치면서 베트남·인도 등 제3국으로의 제조 이전이 이미 빠르게 진행된 바 있다. 이번 제재 조치가 반도체·배터리 원자재 등 첨단 산업 공급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한국 기업의 원가 구조와 납기 일정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 공급망 다변화는 단기적으로 비용 상승을 수반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대안적 공급망 구축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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