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의 해양 안보 강화
2026년 5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남중국해에서의 안정과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해양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아세안은 5월 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48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해양 협력에 관한 아세안 지도자 선언'을 공식 채택했다.
이 선언은 해양 안보, 수중 인프라 보호, 해양 환경 거버넌스, 불법 어업 방지 등 광범위한 해양 현안에 대한 심층 조율을 약속하며,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모든 해양 활동의 법적 틀로 재확인했다. 아울러 아세안은 남중국해 안정화를 위해 필리핀에 해양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으며, 이 센터는 역내 국가 및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을 통합해 불법 어업·밀수 차단과 해양 안보 강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그러나 남중국해 행동규범(COC) 마련은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중국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2002년 '당사국 행동 선언(DOC)' 서명 이후 수십 년간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영유권 주장과 중국의 영향력으로 인해 교착 상태가 지속되었다. 아세안은 법적 구속력 있는 메커니즘을 포함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COC를 2026년 말까지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중국해 COC 최종 타결이 중국과 아세안 간 경제 협력을 심화시키는 데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마르코스 대통령 본인도 회원국들이 중국에 대해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갖고 있어 연말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남중국해의 혼란이 글로벌 물류에 미칠 파급력은 심각하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 해역에서의 불안정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버금가는 영향을 전 세계 공급망에 미칠 수 있다고 직접 경고했다.
남중국해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3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로, 이 해역의 긴장 고조는 원자재·에너지·완제품 수송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COC 협상 지연이 해상 대립과 역내 불안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경고하며, 법적 구속력 있는 규범의 조속한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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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복잡한 관계
아세안 회원국 간의 입장 차이는 일관된 대중국 접근 방식 마련을 어렵게 하는 핵심 장애물이다. 일부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국 이익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아세안 내부의 의견 차이가 협상 진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강대국 간의 조율과 함께 아세안 회원국들이 대중국 전략에서 최소한의 공통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COC 타결의 선결 조건이라고 분석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지도자들은 해양 안보 강화 외에도 에너지 거래를 위한 아세안 전력망(ASEAN power grid) 구축 가속화와 미얀마 내전 해결 노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이는 아세안이 해양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역내 전반의 안보·경제 현안을 패키지로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될 경우에 대비할 필요성이 크다. 이 해역은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전략적 항로로, 해상 안전 보장은 한국의 경제 안정과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해 해양 안보를 증진하는 한편, 역내 해양 거버넌스 논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신흥 시장과의 경제적 연결성을 확장하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력은 한국과 아세안 간 새로운 경제적 협력의 접점을 제공한다.
과거 유럽연합(EU)과 일본 간의 경제동반자협정(EPA) 사례에서 보듯, 다자 간 규범 기반 협력은 더 안정적인 무역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 향후 COC가 타결되어 남중국해에 법적 구속력 있는 규범이 자리 잡는다면, 이는 한국을 포함한 역외 국가들의 대아세안 경제 전략에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FAQ
Q. 남중국해 행동규범 타결 지연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A. 남중국해 행동규범(COC) 협상이 지연되는 핵심 원인은 영유권 분쟁과 중국의 영향력에 있다. 2002년 '당사국 행동 선언(DOC)' 서명 이후 수십 년간 협상이 이어졌지만, 중국은 COC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아세안 회원국들 역시 대중국 접근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공동 전선을 형성하기 어렵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자신도 이런 내부 이견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2026년 말 타결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부의 중국 변수와 내부의 결속력 부재가 겹쳐 협상 진전이 구조적으로 지체되고 있다.
Q. 한국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A. 남중국해는 한국 해상 교역의 핵심 통로이므로 이 해역의 안정은 한국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한국은 아세안과의 해양 안보 협력을 구체적인 사업 단위로 확대하고, COC 협상 과정에서 법적 구속력 있는 규범 마련을 지지하는 외교적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필리핀에 설립될 아세안 해양 센터와의 정보 공유 협력도 검토할 수 있다. 아세안 전력망 구축 등 비전통 안보 분야 협력에도 참여해 한-아세안 경제적 연결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역내 거버넌스 공백이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협력 채널을 다변화하는 것이 한국의 중장기 이익에 부합한다.
Q. 남중국해 긴장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은 무엇인가?
A. 남중국해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3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로, 이 해역에서 분쟁이나 봉쇄 사태가 발생하면 한국의 수출입 물류비용이 급등하고 납기 지연이 현실화된다.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송 차질은 국내 산업 생산 비용에 즉각적인 압력을 가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남중국해 혼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버금가는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COC 타결로 해양 안보가 강화된다면 안정적인 물류 환경이 조성되어 한국 기업의 아세안 시장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COC 협상의 진행 상황은 한국 정부와 기업 모두가 면밀히 주시해야 할 지정학적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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