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의 한 회의실, 그리고 워싱턴 백악관의 어느 수화기. 이 두 점을 잇는 가느다란 선이 오늘도 다시 떨렸다. 2026년 5월 1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 회의 벽두에 짧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이란에 대해 우리의 눈은 열려 있다.” 그리고 곧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며칠에 한 번꼴로 이뤄지는 두 사람의 ‘일상적 대화’가 왜 새삼 세계의 관심을 끄는가. 답은 하나다. 통화 한 통이 곧 하나의 군사적 시나리오로 번역될 수 있는 시대, 그 폭발성의 한가운데 이란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두 동맹의 ‘뜨거운 회선’이 식지 않는 이유
올해 초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 이후, 중동 정세는 단 한 번도 평온한 호흡을 되찾지 못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시대의 종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가 100달러 돌파, 그리고 빈사 상태에 놓인 휴전 합의. 이 모든 ‘미완의 전쟁’ 위에서 네타냐후와 트럼프의 직통 라인은 매주, 때로는 매일 작동해 왔다. 두 사람은 단순한 정상 간 대화가 아니라, 군사·외교·정보의 ‘공동 운영실’을 사실상 함께 굴리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일치된 평이다.
의제는 ‘중국, 드론, 그리고 이란’
이번 통화의 의제는 절대 가볍지 않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3~15일 마무리한 중국 국빈 방문 결과 보고이다. 트럼프는 시진핑 주석과 무역, 대만, 그리고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문제를 논의했지만, 가시적 합의는 빈약했다. ▲둘째, 헤즈볼라의 광섬유 유도 자폭 드론이다. 네타냐후는 “광섬유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것은 특수한 유형의 도전”이라며 전담팀 가동 사실을 밝혔다. 전자전 재밍이 통하지 않는 이 ‘끊을 수 없는 실’ 끝의 폭탄은 이스라엘 기갑부대의 악몽이 된 지 오래다. 그리고 ▲셋째, 가장 무거운 의제 - 이란이다. 네타냐후는 많은 가능성이 있다.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돼 있다고 했다. 외신은 미·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다음 주만큼 가까운 시점”에 단행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텅 빈 광장, 그러나 가득 찬 불안
테헤란의 거리는 침묵하고 있다. 봄날의 ‘차하르샨베 수리(불의 축제)’에도 군중은 거리로 쏟아져 나오지 않았다. 한 차례 봉기를 부르려던 네타냐후의 제안에 트럼프가 그러면 다 학살당한다며 만류했던 지난봄의 장면은 두 정상의 ‘체질 차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같은 시각 베이루트 남쪽에서는 메르카바 전차가 광섬유 드론에 또 한 대 멈춰 섰고, 텔아비브 거리에는 네타냐후 정권을 향한 시민들의 야유가 다시 번지고 있다. 그리고 베이징의 식탁에서는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장미 씨앗을 건넸다. 한쪽에선 폭탄이, 다른 한쪽에선 꽃씨가 오가는 5월. 인류는 지금 같은 달력을 쓰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시계 위에서 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