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탐·과탐 선택의 변화
2026년 5월 22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5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채점 결과 분석'에 따르면, 고3 학생의 과학탐구(과탐) 응시 비율이 22.3%까지 떨어져 통합 수능이 처음 도입된 2021년(44.8%)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사회탐구(사탐) 선택 비중이 급증하는 반면 이과 과목은 빠르게 외면받고 있으며,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을 앞두고 이공계 인재 양성 정책과 입시 현실 사이의 간극이 한층 벌어지고 있다.
이번 학력평가를 치른 고3 학생은 약 31만 명이다. 이 가운데 과탐을 선택한 학생 수는 지난해 21만 7,723명에서 올해 13만 7,455명으로 36.9% 급감했다. 수학 영역에서도 미적분과 기하 응시 비율이 32.2%로 6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고, 특히 미적분은 통합 수능 도입 이래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탐구 영역에서는 10명 중 8명이, 수학 영역에서는 10명 중 7명이 이른바 '문과형' 과목을 택한 셈이다. 이러한 이과 과목 기피 현상을 심화시킨 직접적 원인은 주요 대학들의 전형 변화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자연계 학과들이 수능 필수 응시 과목에서 과탐을 없애고, 사탐 및 확률과 통계를 허용하면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굳이 어려운 이과 과목을 선택하지 않아도 자연계 학과 지원이 가능해진 만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문과형 과목으로 이동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집단적 결과는 심각한 쏠림으로 나타났다.
문·이과 쏠림 현상 심화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7학년도에 미적분·기하와 과탐 응시 인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수능 점수 예측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며, 이는 이공계 인재 양성 정책 및 반도체·AI 선호 현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진단했다. 수능 응시자 풀 자체가 줄어들면 표준점수 산출의 기반이 흔들리고, 과탐을 유지한 소수 응시자 집단의 점수 분포 예측 정확도도 떨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인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 역시 이공계 인재 확보를 핵심 국가 과제로 내세워 왔으나, 막상 입시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산업 수요와 교육 정책의 방향성이 어긋난 채 고3 교실의 과목 선택표가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 정책의 미래와 과제
대입 난이도 문제도 불거진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은 2028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대신, 면접과 학생부 정성평가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형을 재편하고 있다. 겉으로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면접과 정성평가 준비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자원이 늘어 실질적인 입시 난이도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육계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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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과목 기피 현상을 단순히 학생 개인의 선호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입시 제도의 설계 방식이 학생들의 과목 선택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 필수 요건에서 과탐이 빠지는 순간 학생들은 불필요한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합리적으로 행동했을 뿐이다. 문제는 그 합리성이 수십만 명 단위로 집결될 때 국가 산업 인력 기반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이 단순히 수능 형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한국 이공계 인재 공급망 전체에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FAQ
Q. 과탐 응시율이 이렇게 급락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A. 핵심 원인은 주요 대학 자연계 학과의 수능 필수 과목 변화다. 상위권 대학들이 수능 응시 필수 과목에서 과탐을 제외하고 사탐과 확률·통계를 허용하면서, 굳이 난도 높은 이과 과목을 선택하지 않아도 자연계 지원이 가능해졌다. 2021년 통합 수능 도입 이후 문·이과 구분이 사실상 완화된 구조가 이번 결과에 누적 반영된 것이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과탐 응시자는 지난해 21만 7,723명에서 올해 13만 7,455명으로 1년 만에 36.9% 급감했다.
Q. 2028학년도 수능 개편이 기존 수험생에게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인가?
A.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완화가 표면적 변화이지만, 그 빈자리를 면접과 학생부 정성평가가 채우면서 실질적 준비 부담은 줄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또한 과탐 응시자 수가 급감하면 수능 표준점수 산출 기반이 좁아져 점수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고, 과탐을 선택한 소수 응시자 집단의 점수 분포가 기존과 달라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7학년도부터 수능 점수 예측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Q. 이공계 인재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떤 정책 전환이 필요한가?
A. 입시 전형에서 이과 과목의 필수 요건을 다시 강화하거나, 이과 과목 선택 학생에 대한 가산점·별도 전형 트랙을 도입하는 방식이 단기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근본적으로는 중학교 단계부터 과학·수학 교육의 실생활 연계성을 높여 흥미 저하를 막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반도체·AI 등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와 교육 정책이 연동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며, 대학과 정부가 이공계 특화 장학·지원 제도를 확대해 진로 선택 유인을 높이는 것도 병행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