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초등학교 교실 복도에 길게 줄을 서서 어깨에 강력한 통증을 유발하는 주사를 맞았던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이 주사는 이른바 불주사라는 통칭으로 널리 불렸다.
불주사라는 독특한 명칭이 붙은 이유는 과거 보건소나 학교 등에서 단체 접종을 시행할 때 알코올램프 불꽃에 주삿바늘을 직접 달구어 소독한 후 연속해서 사용했던 물리적 풍경에서 유래했다.
또한 주사를 맞은 부위가 불에 데인 것처럼 화끈거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고름이 차오르다 결국 타버린 듯한 커다란 상흔을 남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대의 보건 의료 관점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비위생적인 방식처럼 보이지만 이는 감염병 전파를 막고 대량 접종을 신속하게 완료하기 위한 당시 방역 당국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결핵 예방의 절대 방어선인 BCG 백신의 의학적 기전과 필수 접종 이유
일반적으로 불주사라고 불리는 이 백신의 정식 의학적 명칭은 비시지 백신이다.
비시지 백신은 소에게 결핵을 일으키는 우형 결핵균을 수백 번 배양하여 독성을 약화시킨 생백신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결핵 감염을 예방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은 과거로부터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결핵 취약 국가에 속했다.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전파되며 폐뿐만 아니라 뇌나 뼈 등 전신으로 퍼져 중증 합병증을 유발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영유아가 결핵균에 노출될 경우 치명적인 결핵성 수막염이나 전신으로 결핵균이 퍼지는 속립성 결핵으로 발전하여 사망에 이를 위험이 매우 높다.
BCG(비시지) 백신은 이러한 중증 결핵 합병증을 약 오십 퍼센트에서 팔십 퍼센트까지 예방하여 영유아의 생명을 구하는 절대적인 방어선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의학적 유효성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전 세계 보건 기구의 권고에 따라 모든 출생아에게 생후 사 주 이내에 이 백신을 필수로 접종하도록 법정 감염병 관리 지침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피내용과 경피용 접종 방식에 따른 유효성 차이와 흉터 생성의 메커니즘
비시지 백신의 접종 방식은 크게 피내용과 경피용의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되며 이는 어깨에 남는 흉터의 모양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과거 보건소에서 주로 시행했고 현재도 국가 무료 접종으로 지정되어 있는 피내용 접종은 피부의 가장 얇은 층인 표피와 진피 사이에 주삿바늘을 비스듬히 넣어 백신을 직접 주입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정확한 양의 백신을 투여할 수 있어 면역 획득 효과가 매우 확실하지만 접종 부위에 커다란 고름집이 잡히고 나중에 살이 차오르면서 희고 둥글게 파인 흉터가 크게 남는 단점이 있다.
반면 민간 소아과에서 주로 시행하는 경피용 접종은 아홉 개의 짧은 바늘이 달린 도장 형태의 주사 도구를 사용하여 피부 표면에 백신 액을 바른 후 강하게 눌러 흡수시키는 방식이다.
경피용은 이른바 불주사 자국으로 불리는 거대한 흉터가 생기지 않고 미세한 바둑판 모양의 침 자국만 남기 때문에 미용적 측면을 중시하는 부모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주삿바늘 자국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켈로이드 부작용과 의학적 원인
백신 접종 이후 피부가 아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은 개인의 체질에 따라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비시지 백신은 약화된 생균을 피부에 주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접종 후 수 주에 걸쳐 국소적인 염증 반응과 괴사가 일어나는 것이 면역 형성의 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일부 접종자들의 경우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조직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증식하여 주사 자국이 원래의 범위를 넘어 붉고 두껍게 튀어나오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의학적으로 켈로이드 흉터라고 정의한다. 켈로이드는 유전적인 체질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상처 부위에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릴 때는 작은 자국에 불과했으나 성장을 거치면서 흉터가 함께 커져 어깨 부위에 커다란 덩어리 형태로 자리 잡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미용적 불만을 넘어 옷에 쓸릴 때마다 극심한 쓰라림을 유발하므로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유발하는 병리학적 변형으로 취급되어 전문적인 치료의 대상이 된다.
성인이 된 후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개선하기 위한 피부과적 치료법과 관리 요령
성인이 된 이후에도 어깨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불주사 흉터나 부풀어 오른 켈로이드 자국은 노출이 많은 여름철 의상이나 수영복을 입을 때 큰 심리적 위축감을 주는 요인이 된다.
과거에는 한 번 생긴 비시지 흉터는 평생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여겨졌으나 현대 피부과학의 발전은 이를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붉고 튀어나온 켈로이드 성향의 흉터에는 섬유조직의 증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요법을 주기적으로 시행하여 흉터의 높이를 낮추고 붉은 기를 완화할 수 있다.
이미 하얗게 변하고 함몰된 형태의 고정된 상흔의 경우에는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프락셔널 레이저 치료나 미세 절제 수술을 통해 정상 피부 조직과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미용 성형 조치가 유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