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린 에세이 《추락이 아니라 고도를 낮춘 것이다》가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인칭의 시선으로 바라본 삶의 궤적은 때로 급격한 하강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비행을 지속하는 조종사의 관점에서 그것은 종착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기 위한 필연적인 감속이자 하강일 뿐이다. 최근 도서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차지한 신간 《추락이 아니라 고도를 낮춘 것이다》는 바로 이러한 삶의 태도 변화를 담담하게 역설한다. 화려한 상류 사회의 정점에서 한순간에 바닥으로 내려앉은 한 인간이 절망의 심연에서 길어 올린 숭고한 생존의 기록이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저자 '시크릿마마'는 과거 국내 유수의 대기업 백화점 인테리어 부서에서 핵심 브랜드를 전담하던 최고 수준의 공간 디자이너였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글로벌 패션 하우스 현장을 맨몸으로 누비며 치수를 재고 공간을 창조하던 인물이다. 청담동의 명품 편집숍부터 잠실의 최고급 주거 공간 모델하우스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한강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35층 펜트하우스는 그의 성공을 증명하는 훈장과도 같았다.
그러나 세계 금융 위기의 파고는 가혹했다. 2008년 발생한 리먼 사태는 그가 이룩한 모든 성취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하룻밤 사이에 등에 진 부채만 20억 원에 달했다. 화려한 전망을 자랑하던 보금자리를 떠날 때 그의 손에 남은 것은 낡은 의자 단 하나가 전부였다. 마흔여덟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그는 절망하는 대신 작업용 앞치마를 단단히 동여맸다. 화려한 펜을 쥐었던 손은 새벽마다 차가운 밀가루 반죽을 치는 노동의 손으로 탈바꿈했다.
주변의 시선은 냉담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삶을 두고 실패와 추락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하지만 저자는 그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스스로의 삶을 다르게 정의했다. 지상에 안전하게 안착하기 위해 고도를 잠시 낮춘 것일 뿐, 자신의 비행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는 자각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했을 때도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영업이 제한된 고통의 시간을 자기 계발의 기회로 전환하며 무려 23개의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파산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로컬 독립 매장으로 체질을 개선하며 서울 송파구의 작은 골목길에서 7년째 묵묵히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
이 책은 흔한 성공 신화나 일확천금의 비결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너진 삶의 파편을 하나씩 주워 모아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 얼마나 치열하고 외로운 싸움인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화려한 고층 빌딩의 시야에서 벗어나 1층 길거리의 따스한 온기를 배운 저자의 목소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실패의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에게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을 전달한다. 인생의 고난 앞에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혜안과, 다시 올라설 기회가 찾아왔을 때 호흡을 가다듬을 줄 아는 내면의 단단함이 책 곳곳에 녹아있다.
작가 소개
시크릿마마는 전 신세계백화점 인테리어팀 수석 디자이너이자 현재 송파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대표이다.
25년간 공간을 설계했던 경험과 인생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한 과정을 바탕으로 삶과 재도전, 회복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현재 SNS와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독자들과 소통하며 '인생 2막 멘토'로도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