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책임 부담 완화, 현장체험학습 정상화 신호탄
현장체험학습은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경험하며 학습 효과를 높이는 대표적인 교육활동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이 교사에게 집중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체험학습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왔다.
실제로 일부 사고가 민·형사상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교사들은 학생 안전 관리뿐 아니라 법적 분쟁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아야 했다. 교육계에서는 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책임 구조가 현장 교육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8일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면서도 학생 안전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부는 그동안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시도교육청 등과 수차례 논의를 거쳐 현장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가 안전관리 지침을 중대하게 위반하지 않은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사실상 고의성이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사고에 대해서는 교사를 보호하겠다는 의미다.
수사 단계부터 법률 지원까지, 교원 보호체계 강화
교육부는 단순한 면책 확대에 그치지 않고 사고 발생 이후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 체계도 마련한다. 앞으로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하면 교육청 전담팀이 즉시 현장 대응에 나선다. 사고 수습과 행정 지원은 물론 전담 변호사를 지정해 수사 단계부터 재판 과정까지 법률 지원을 제공한다.
교원보호공제사업을 통한 지원 범위도 확대된다. 교사가 소송에 휘말릴 경우 변호사 비용과 손해배상 부담을 지원하고 실질적인 보상 규모 역시 늘릴 예정이다. 경찰청 또한 관련 수사 지침을 마련해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학교 현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민원 문제도 제도적으로 관리한다. 학교민원대응팀을 중심으로 민원을 기관 차원에서 처리하고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은 교육청이 직접 지원하거나 대응한다.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직접 고발 조치에 나서는 등 교권 보호 장치도 강화된다.
보조인력 확대와 안전관리 강화로 학생 보호
학생 안전을 위한 현장 지원 체계도 대폭 확대된다. 교육부는 현재 학생 50명당 1명 수준인 보조인력 배치 기준을 학급당 1명 수준으로 높인다. 이에 따라 교사는 교육활동에 집중하고 보조인력은 학생 인솔과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보조인력의 전문성 확보도 추진된다. 소방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응급처치 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고 안전사고 예방과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문 연수 과정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안심수학여행 서비스를 확대하고 체험학습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교통안전 합동점검도 실시한다. 학생들의 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교사 업무는 줄이고 교육 효과는 높인다. 현장체험학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사가 부담해야 했던 각종 행정 업무도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부는 전국 교육지원청에 현장체험학습 전담 인력을 배치해 계약 업무와 안전 점검, 보조인력 확보 등 각종 실무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복잡하게 운영되던 매뉴얼도 현장 중심으로 간소화해 필수 내용만 남긴다.
또한 숙박과 차량, 체험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안전관리까지 통합 제공하는 민간 전문업체의 체험학습 패키지 확대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교사는 안전관리 업무 부담을 덜고 학생 지도와 교육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과정 연계 강화, ‘배움 있는 체험학습’으로 전환
교육부는 안전 확보와 함께 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 제고에도 힘을 쏟는다. 앞으로는 단순 관광이나 견학 중심의 체험학습에서 벗어나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프로그램 개발을 확대한다. 공모전과 연구대회를 통해 우수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이를 전국 학교에 공유할 예정이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산업 자원을 활용한 전문 해설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학생수련원과 안전체험관 등 교육청 소속 기관의 프로그램 운영을 강화하고 이동 차량 지원도 늘려 학생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지원 방안이 교사 보호와 학생 안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험학습의 본래 목적이었던 ‘배움의 현장화’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안에서의 배움을 실제 삶과 연결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며 “교사와 학생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양질의 체험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