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거주 의무 풀어도 시장은 꿈쩍 없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매물 절벽’ 심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완화 첫날에도 매도 움직임 미미
1만2000가구 대단지서도 거래 가능한 물건 손에 꼽혀
전세 품귀 호가 상승 속 시장은 7월 세제 개편안 주목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며 매물 증가를 기대했지만 시장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는 규제 완화 시행 첫날에도 신규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집주인들은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했고, 매물 부족은 가격 상승과 전세난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했지만 현장에서는 기대했던 매물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대 부동산 시장은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부터 개정된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거주 1주택자도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을 수 있게 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상가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당시처럼 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크지 않았다"며 "현재 거래 가능한 물건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입한 경우 기존 임차인의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미룰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지난 2월 다주택자에게만 적용했던 실거주 유예 혜택을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며 시장 유동성 확보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정부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달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이후 시장에 나온 매물은 오히려 감소했다. 비거주 1주택자들 역시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기보다 관망 또는 장기 보유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 대부분은 지금 팔기보다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전용면적 84㎡ 기준 실제 거래 가능한 매물은 5건 안팎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수차례 집값 상승기를 경험한 집주인들은 세금 부담보다 자산 가치 상승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일부 줄어들더라도 실거주를 선택하겠다는 소유주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매물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28억 원 선까지 하락했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는 최근 30억 원에 거래됐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의 호가는 31억 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거래 가능한 물건이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세시장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 매물은 전 평형을 통틀어도 1~3건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전세 물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둔촌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0평형대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문의가 집중된다"며 "전세 공급이 워낙 부족해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시장도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데다 매물 부족으로 호가까지 오르면서 매수자들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을 확인한 뒤 판단하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특히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인상 가능성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추가 세제 강화 여부가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단기간에 실거래가와 호가가 3억 원가량 상승하면서 매수자들도 진입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며 "7월 세제 개편안이 공개될 때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매물 출회를 유도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거주 의무 완화만으로는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향후 시장 방향은 세제 정책 변화와 금리 환경, 그리고 집주인들의 보유 심리 변화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문의 : 031-563-2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