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교 현장체험학습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교사와 학생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5월 28일 ‘안전한 환경 속 배움이 숨 쉬는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학교가 안전한 환경 속에서 마음 놓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체험학습은 학생들이 학교 밖 다양한 공간에서 교과서의 지식을 실제 현장과 연결하며 배움을 확장하는 교육활동이다. 그러나 최근 안전사고 발생과 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으로 현장체험학습 운영이 위축되면서, 학생들의 교육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두 차례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에 대한 면책 근거를 마련하고, 표준 매뉴얼 제공과 교육청 인력 지원 등을 통해 현장체험학습 운영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할 법적 안전장치가 충분하지 않고, 체험학습 운영 과정에서 교사 업무가 과중하며, 일부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가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교육부는 ‘안전’과 ‘배움’을 중심으로 현장체험학습 운영 체계를 재편하기로 했다. 이번 방안은 교원단체 의견수렴, 학부모단체 간담회,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시도교육청 협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주요 과제는 ▲안전한 체험활동 환경 조성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체계 개선 ▲배움이 함께하는 체험학습 운영 등 세 가지다.
먼저 교육부는 교사가 현장체험학습 중 안전사고 책임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중 보호 체계를 구축한다.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수준의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교사의 민사상 책임과 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학교안전법 개정을 추진한다. 여기에는 형법 제268조에 따른 업무상과실치사상 책임도 포함된다.
또한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사전 예방조치를 포함하도록 해, 체험학습 전 예방 활동을 충실히 한 교사가 법적 분쟁에서 보다 명확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청도 이번 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수사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전사고 발생 이후 법률 지원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사고 발생 즉시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사고 발생 시점부터 전담변호사를 지정해 법률상담부터 소송 대응까지 전 과정을 교육청 차원에서 밀착 지원하도록 한다.
기존에는 소송이 진행된 뒤 사안별로 개별 지원이 이뤄지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사안 발생 초기부터 변호사 선임과 소송 대응까지 일괄 지원하는 국가책임형·밀착형 체계로 전환된다.
교원보호공제사업 등을 통해 교원의 소송 비용과 배상 책임도 적극 지원하고, 실질적 보상 지원 금액도 확대할 방침이다.
민원 대응 체계도 강화된다. 학교의 모든 민원은 교사 개인이 아니라 ‘학교민원대응팀’을 중심으로 기관 차원에서 처리한다. 특이 민원은 학교장이 거부하거나 종결 처리할 수 있으며, 학교에서 대응이 어려운 사안은 교육청이 지원하거나 직접 처리한다.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할 경우 교육감이 적극 고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가정의 역할도 명확히 한다. 교육부는 학부모가 학교 밖 교육환경의 위험 요소를 충분히 인식하고, 가정에서도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에 반영할 계획이다.
보조인력 배치도 확대된다. 현장체험학습 보조인력 배치 기준은 기존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된다. 교육지원청은 학교의 보조인력 배치를 지원해 교사가 학생 교육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소방청 등 안전 관련 기관과 협력해 응급 구호 역량을 갖춘 보조인력을 확보하고, 보조인력이 안전사고 예방과 대처, 학생 인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온라인 연수과정도 개발한다.
사전 안전점검 지원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제주와 경주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안심수학여행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 서비스는 수학여행단이 이용하는 숙박시설, 음식점, 체험시설, 여객선 등에 대해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합동점검단이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봄·가을 현장체험학습 집중 시기에는 국토교통부, 교통안전공단, 경찰청, 전세버스공제조합 등과 함께 교통안전 합동 현장점검도 실시한다. 차량 안전상태, 운전자 음주 여부, 대열운전과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안전 요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체계도 개선된다. 교육부는 전국 모든 교육지원청에 현장체험학습 전담 인력을 배치해 기존에 교사가 맡아왔던 계약, 보조인력 배치, 안전점검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시도교육청 공동협의체도 운영해 지역별 지원 현황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제도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은 반드시 필요한 내용 중심으로 간소화해 학교의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줄인다.
민간업체가 숙식, 차량, 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안전관리까지 통합 책임지는 현장체험학습 패키지 상품도 확대된다. 이를 통해 교사는 안전관리 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건강 상태나 특이 사항을 더 세심하게 살피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체험학습 통합 지원 플랫폼도 구축된다. 교육부는 창의교육넷 크레존을 고도화해 국내외 우수 체험처, 지자체 운영 프로그램 등 체험학습 정보를 통합 제공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활동 목적, 지역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해도 학교에 적합한 체험활동을 추천하는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교육부의 진로체험 플랫폼 ‘꿈길’,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물관·미술관 교육 플랫폼 ‘모두’,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등과도 연계된다.
향후에는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해 현장체험학습 계획서, 학부모 안내서, 사전답사 계획서 등 문서 작성을 돕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적 내실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이 단순한 견학이나 놀이 중심 활동에 그치지 않도록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확대한다.
공모전과 연구대회 등을 통해 학생의 삶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우수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학교 내 ‘수업의 숲’을 통해 제공한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을 안내하는 전문 해설 인력 지원도 확대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지역의 의미와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수련원, 안전체험관 등 교육청 소속 교육기관의 프로그램 운영과 이동 차량 제공 등도 확대된다. 공공 교육기관이 체험학습 운영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학교의 부담을 줄이고, 교육적 효과가 검증된 프로그램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안에서의 배움을 삶과 연결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와 학생 모두를 보호하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양질의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현장체험학습을 교사 개인의 책임과 부담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지자체, 유관기관이 함께 지원하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전과 책임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면서도, 학생들에게는 배움이 있는 체험학습 기회를 보장하려는 정책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