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새벽이 막 걷히기 시작한 쿠웨이트 국제공항(KWI) 상공으로, 이름 없는 죽음의 그림자 한 떼가 날아들었다. 2026년 6월 3일 수요일 미명, 이란의 카미카제(자폭)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이 T1 여객터미널 한복판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인도인 노동자 한 명이 그 자리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고, 60명이 넘는 평범한 시민이 피를 흘렸다.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좌표 하나 — 이란의 케슘 섬 — 에 떨어진 미군의 폭탄이 채 식기도 전에, 그 화염은 950km 떨어진 쿠웨이트 공항의 천장을 통째로 무너뜨렸다. 95일을 넘긴 미국-이란 전쟁의 가장 잔혹한 표면이, 오늘 한 어린 출국자의 캐리어 옆에서 폭발했다. 한 장의 항공권이 한 사람의 마지막 길이 되어버린 새벽,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이 전쟁의 끝은 어디인가.
호르무즈 좁은 좌표 위에 떨어진 한 발의 폭탄
이번 보복 공격의 도화선은 6월 2일 밤 호르무즈 해협의 작고 전략적인 섬, 케슘(Qeshm) 위에 떨어진 미군의 폭탄이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같은 날 이란이 역내 해상을 항해하던 민간 선박을 향해 자폭 드론 세 대를 발사한 데 대한 '자위권 행사'로, 케슘 섬 남부의 이란 혁명수비대(IRGC) 군사 지상통제센터와 통신탑을 폭격했다. 그 직전 미군 전투기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봉쇄를 뚫고 이란 항만으로 향하던 보츠와나 깃발 유조선 '파나야(Panaya)'호의 기관실을 폭격해 정지시킨 상태였다.
이 모든 사건의 큰 맥락은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다. 이날 95일을 훌쩍 넘어선 이 전쟁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이란에 의해 봉쇄되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이란이 핵무기 보유 포기에 동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워싱턴과 테헤란의 실무 협상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바로 그 외교의 진공 속으로, 한 발의 폭탄이 다시 채워졌다.
새벽의 폭발음, T1을 통째로 흔들다
미군 발표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는 케슘 섬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탄도미사일 5발을 발사했다. 그중 3발은 바레인을, 2발은 쿠웨이트를 표적으로 했다. 바레인을 향한 미사일은 미군과 바레인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고, 쿠웨이트로 향한 두 발은 비행 도중 공중에서 분해됐다. 미군 전투기는 별도로 자폭 드론 세 대를 격추했다. 그러나 워싱턴의 자신감 어린 첫 발표는 곧 현실에 의해 깨졌다. 미국 측의 "표적에 도달하지 못했다"라는 초기 평가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한 무리의 드론은 끝내 쿠웨이트 공항의 방어망을 뚫고 들어왔다.
쿠웨이트 국방부 대변인 수후드 압둘아지즈 알아트완 참모 대령은 공식 성명에서, 다수의 적성 무인기가 쿠웨이트 국제공항 T1 여객터미널을 강타했으며 "심각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끔찍한 이란의 침략"으로 규정했다. 쿠웨이트 외무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사망자 한 명과 다수 부상자, 그리고 외교공관 일부 시설의 손상을 공식 확인했다. 캐나다 CBC뉴스는 사망자 외에 6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인도 국적 노동자는 쿠웨이트 발전·담수화 시설에서 일하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국영 IRNA 통신을 통해 "유조선에 대한 미국의 침략에 대응해 미국-이스라엘 함정 파나야호를 미사일로 공격했고, 바레인의 미 해군 5함대 사령부와 역내 미군 공군기지를 타격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CENTCOM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이란 측은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어지럽힌 자는 반드시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닫힌 활주로, 흩어진 캐리어
공항은 즉시 봉쇄됐다. 쿠웨이트 민간항공총국(DGCA)은 모든 항공편 운항 중단과 인근 공항으로의 회항을 발표했고, 국영 통신사 KUNA가 이를 긴급 타전했다. 수 시간 뒤에야 쿠웨이트 항공 소속 항공편만 터미널 4에서 제한적으로 운항이 재개됐다. 그러나 그 사이 출국장에 나뒹군 캐리어와 흩어진 항공권은, 평범한 새벽이 어떻게 한순간에 지옥으로 바뀌는지를 침묵 속에서 증언했다.
이번 공격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위키피디아와 외신 종합에 따르면, 이란은 2026년 2월 28일부터 쿠웨이트 국제공항을 이미 수차례 표적으로 삼아 왔다. 3월 8일에는 드론과 미사일이 공항 인근 연료 저장 탱크를 강타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3월 12일에는 송전선이 끊어졌으며, 3월 14일 밤에는 1차 감시 레이더 시스템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리고 3월 1일에는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Port Shuaiba)의 미군 작전센터를 자폭 드론이 직접 타격해 미군 6명이 사망하고 30명 이상이 부상하는 참극이 벌어진 바 있다. 평범했던 걸프의 새벽들이, 이렇게 한 줄씩 전쟁의 흑백 사진이 되어 쌓여가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