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 배운 기술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요."
15년차 개발자 이모씨의 한탄이다. 그가 처음 배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이제 거의 쓰이지 않는다. AI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그는 매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다. 이처럼 '평생학습'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가 왔다.
기술 변화의 가속화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현재 직업의 50%가 2030년까지 대폭 변화하거나 사라질 위험에 있다. 특히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존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문제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의 '반감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 분야는 2년, 소프트웨어 분야는 1년이면 절반의 지식이 쓸모없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지속적인 학습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업스킬링 vs 리스킬링
업스킬링(Upskilling)은 현재 직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 마케터가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배우거나, 디자이너가 UX/UI 트렌드를 익히는 것이 예다. 기존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직적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리스킬링(Reskilling)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은행원이 IT 개발자로 전향하거나, 제조업 근로자가 서비스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다. 기존과 다른 분야로 이동하는 '수평적 전환'이다. 현재 직장인의 73%가 업스킬링을, 41%가 리스킬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특히 30~40대는 업스킬링을, 20대와 50대는 리스킬링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 정책
정부는 'K-디지털 트레이닝' 사업을 통해 국민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취업까지 연계한다. 2025년까지 20만 명 양성이 목표다. 기업들도 임직원 재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amsung Software Academy'를 통해 직원들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한다. LG전자는 'DX 아카데미'로 전 직원을 디지털 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내 대학'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현대모비스 테크 유니버시티', SK의 'SKKU(성균관대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실무와 직결되는 최신 기술 교육을 제공한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의 부상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학습이 급성장했다. 코세라, 유데미, 에드위드 등 글로벌 플랫폼뿐만 아니라 패스트캠퍼스, 인프런, 클래스101 등 국내 플랫폼도 인기다. 이들 플랫폼의 장점은 '마이크로 러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긴 시간을 투자해 학위를 취득하는 대신, 필요한 기술만 골라서 단기간에 집중해서 학습할 수 있다.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인 방식이다. 또한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학습 이력을 추적하고, 성과와 연계하는 기능도 있다.
효과적인 학습 전략
첫째, 미래 유망 기술을 선별하라. WEF가 제시한 2025년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보안 ▲IoT(사물인터넷) 등이다. 자신의 분야와 접점이 있는 기술부터 시작하라. 둘째, 실습 중심으로 학습하라. 이론만 아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깃허브, 노션, 블로그 등에 학습 과정과 결과물을 기록하라. 셋째, 커뮤니티를 활용하라. 혼자 공부하면 금세 포기하기 쉽다. 스터디그룹에 참여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동료들과 함께 학습하라.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학습의 장벽과 극복 방안
가장 큰 장벽은 시간 부족이다. 직장인의 경우 업무와 가정생활을 병행하면서 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려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주말 등을 적극 활용하라. 두 번째는 학습 동기 부족이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기술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1년 후 승진', '이직', '연봉 인상'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학습 계획을 수립하라. 세 번째는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다. 열심히 배운 기술이 금세 구식이 될 수 있다. 이에 대비하려면 기본기를 탄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도구나 기술보다는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라.
기업의 학습 문화 조성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도 학습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학습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거나, 교육비를 지원하는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구글의 '20% 타임', 3M의 '15% 타임'처럼 근무 시간의 일정 부분을 자유 학습에 할애하는 제도도 좋은 예다. 이런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평생학습 시대의 마인드 셋
평생학습 시대에는 마인드 셋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충분히 배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학습은 투자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꾸준히 투자하면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늘 배운 지식이 내일의 기회가 될 것이다.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으로 무장한 당신, 어떤 변화에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윤은순 예스진로직업연구소 소장
평생교육사이자 진로직업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