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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로 향하는 32개국 정상… NATO, 분열의 갈림길에서 미래를 그린다

7월 7~8일 앙카라 정상회의 카운트다운 — 방위비 5%, 미국의 발 빼기, 러·우 전쟁, 중동까지 한 테이블에

32개국 정상 앙카라 집결… NATO, '분열의 식탁'에 마주 앉다

GDP 5%의 청구서: 미국은 발을 빼고 유럽은 지갑을 연다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약 2주 뒤, 32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다. 7월 7~8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2026 NATO 정상회의는 동맹 역사에서 가장 무거운 회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의 균열이 깊어지고 동맹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끓어오르는 시점에 열리기 때문이다. 방위비 분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안보, 그리고 중동 정세까지 — 향후 몇 년 NATO의 항로를 가를 결정들이 이 테이블에 오른다. 

 

왜 이 회의가 중대한가

 

이번 회의의 무게는 시점에 있다. 미국과 NATO 유럽 진영 사이의 견해차가 커지고 동맹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앙카라 회의는 NATO의 향후 로드맵을 빚는 자리가 된다. 지난해 헤이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국방 관련 지출에 쓰라고 압박했고, 최근에는 동맹국들이 이란 전쟁 참전을 꺼린다고 비판하며 NATO의 가치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균열의 골은 여러 사안에서 드러났다. 미국의 그린란드 통제 구상,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유럽의 미온적 태도가 2026년 동맹의 단합을 흔들었다. 앙카라 회의는 2004년 이스탄불 이후 튀르키예가 두 번째로 여는 NATO 정상회의이며, 유라시아와 중동을 잇는 가교로서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위상을 부각한다.

 

의제는 동맹의 생존 전략 전반을 아우른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포함한 32개 회원국 정상이 모여, 억지력 강화와 안보 정책을 핵심 의제로 다룬다. NATO 회원국에 사는 10억 명 이상 시민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지가 함께 논의된다. 최대 쟁점은 돈이다. 미국이 유럽의 재래식 방위에서 역할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하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부담 분담'이 전면에 떠오른다. 

 

2025년 헤이그 선언으로 32개 회원국 전체가 GDP의 5%를 국방비로 쓰기로 약속했는데, 이는 핵심 군사비 3.5%와 사이버·회복력 등 1.5%로 짜인 2단계 구조이며 2035년 달성, 2029년 점검을 골자로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안보 구조에 미친 영향과 우크라이나 지원의 지속 여부도 정상들의 의제에 오른다. 2004년 이스탄불 정상회의에서 출범한 '이스탄불 협력 구상(ICI)'의 일원인 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 대표도 앙카라 회의에 참석해 중동 정세를 평가한다.

 

단장한 도시와 팽팽한 긴장

 

개최지의 풍경부터 분주하다. 정상들은 7월 7~8일 대통령궁(Presidential Complex)에서 회의를 열며, 튀르키예는 에티메스구트 군 비행장 활주로를 보수하고 VIP 터미널을 옮기는 등 정상들의 항공기를 맞을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단장한 거리 아래로 긴장이 흐른다. 미국 국방장관 헤그세스는 동맹국들을 "수치스럽다"고 표현하고 유럽 주둔 미군에 대한 6개월 재검토를 발표한 뒤 회의장을 일찍 떠났으며, 룻데 사무총장이 분위기를 수습했다. 

 

서방 싱크탱크들은 튀르키예에 남부 전선 지휘, 흑해 안보, 지중해 작전, 호르무즈 기뢰 제거 같은 동맹의 가장 노출된 임무를 맡기는 그림을 그린다. 문제는 'F-35 배제'처럼 응답받지 못한 튀르키예의 안보 요구가 그대로인 가운데, 책임만 커진다는 데 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동맹 역사에서 결정적인 자리로 규정하고, 모스크바와 워싱턴 양쪽과 좋은 관계를 내세워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다. 손님을 맞는 안주인이 정작 자신의 몫을 협상해야 하는 자리인 셈이다. 

 

같은 식탁, 다른 셈법

 

여기서 이번 정상회의의 본질이 드러난다. 32개국이 한 식탁에 둘러앉되, 각자의 셈법은 어긋난다. 미국은 유럽이 더 내고 더 책임지길 바라고, 유럽은 미국이 발을 빼지 않기를 바라며, 개최국 튀르키예는 높아진 위상만큼의 응분의 대가를 원한다. 앙카라가 시험하는 것은 결국 단순하다. 집단 안보가 여전히 '집단의'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동맹은 깊어진 균열을 메우는 합의를 빚어낼 수도, 균열 위에 얇은 종이 한 장을 덮고 흩어질 수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정상들이 회의장에서 나누는 선언의 무게를, 결국 10억이 넘는 평범한 시민의 안전이 떠받친다는 점이다. 화려한 의전과 보수된 활주로 너머, 이번 회의가 진짜로 닦아야 할 것은 신뢰라는 이름의 길이다. 앙카라의 사흘은 그 길이 이어질지, 끊길지를 가늠하는 무거운 분기점이 된다.

작성 2026.06.24 02:01 수정 2026.06.2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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