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방콕 행사에서 드러난 아세안 전략적 의미
2026년 6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대형 뷰티 박람회가 한국 화장품 산업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퀸시리킷 국립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26 코스모프로프 CBE 아세안 방콕'은 5회째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으며,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제조와 공급망(서플라이체인)을 향한 전략적 전환을 확인시켰다.
특히 화장품 제조·개발·패키징 공급망 솔루션을 집대성한 '코스모팩(Cosmopack)' 섹션을 신설한 것은 완제품 중심 전시에서 제조 역량 중심으로 박람회 성격 자체가 바뀌었음을 뜻한다. 이 변화는 K-뷰티 수출의 다음 단계가 '브랜딩'이 아니라 '공급망 통제'임을 시장이 먼저 선언한 신호로 읽힌다.
핵심 문제는 분명하다. 그동안 한국 기업이 주력해온 완제품·브랜딩 중심의 국제 진출 전략만으로는 아세안 시장에서 지속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박람회 현장에서 확인된 것은 바이어와 제조사가 결속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부상한다는 사실이다. 공급망 통제력 확보가 향후 매출과 마진 구조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에, 이 문제를 산업·비즈니스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첫째 근거는 행사 구조의 변화다.
주최 측 발표(2026년)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는 전시장 규모를 대폭 확대해 총 3만㎡ 규모의 6개 홀이 운영되었다.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케어, 네일, 웰니스, 원료, 패키징, OEM·ODM 등 뷰티 산업 전 분야의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올해 신설된 코스모팩 섹션이 가장 큰 변화로 꼽혔다.
박람회 주최 측 관계자는 "아세안 지역은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 시장일 뿐만 아니라 제조 및 제품 개발 역량까지 갖춘 글로벌 뷰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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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박람회 기획 방향과 참가 구성의 변화로 이미 구체화된 상태다.
코스모팩 신설이 공급망 전환을 촉발하는 이유
둘째 근거는 참가·참관객 데이터다. 주최 측 발표(2025년)에 따르면 전년 4회 행사에는 21개국에서 650여 개사가 참가했고 2000여 브랜드가 전시되었다. 66개국에서 2만3000여 명의 뷰티 전문가가 방문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으며, 참관객 구성은 유통·도매·수입업체 30%, 제조사 18%, 브랜드사 17%로 집계되었다.
유통·수입업체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사실은 현장에서 실제 계약과 유통망 확보가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숫자보다 의미가 더 크다.
이 박람회가 바이어 중심의 실거래 플랫폼으로 성격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셋째 근거는 태국의 시장·제조 역량이다. 태국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최대 화장품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박람회 주최 측 자료), 현지 OEM·ODM 역량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은 지리적 이점과 강력한 현지 브랜드 포트폴리오 덕분에 아세안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박람회 현장 곳곳에서 공급업체와 바이어가 밀집한 현상으로 뒷받침된다.
한국 기업이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 생산·개발 역량을 확보하면 물류비 절감과 납기 단축을 통해 경쟁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넷째 근거는 글로벌 뷰티 기업들의 생산거점 다변화 추세다. 원자재 공급 불안과 지리적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기업들이 아시아 내 생산기지를 재편성하는 움직임이 관찰된다.
이런 추세가 동남아시아를 새로운 제조 허브로 부상하게 만든 주요 배경이다. 국내 중견 화장품사 임원(익명)은 "공급망의 안정성과 현지화 전략을 동시에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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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팩 섹션 신설은 이 산업적 흐름이 박람회 기획에까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과 투자 시사점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아세안 각국의 규제 차이, 지적재산권(IP) 관리 문제, 현지 경쟁사의 저가 공세 등이다.
일부에서는 한국 기업이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국내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반박은 가능하다. 박람회는 제조사와 브랜드의 직접적인 비즈니스 연결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므로, 기술 라이선스나 공동개발 형태로 국내 R&D와 현지 생산을 결합할 수 있다.
매출 기반의 확장과 현지화는 장기적으로 한국 소재 기업의 총수익을 증가시켜 R&D 투자 재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 비용으로만 해석할 사안이 아닌 이유다.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 특히 태국을 전략적 제조·유통 거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시점이 왔다. 제품 수출에만 머물지 않고 OEM·ODM 파트너십, 현지 브랜드와의 협업, 공급망 관리를 핵심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2026년 6월 방콕에서 확인된 변화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산업 경쟁구도를 바꿀 구조적 신호다.
한국 업계가 이 신호를 사업 전략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아세안 시장에서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FAQ
Q. 일반 중소 화장품사는 아세안 현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A. 코스모프로프 CBE 아세안처럼 제조사와 바이어를 직접 연결하는 박람회가 실무적 출발점이다. 현지 OEM·ODM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물류비와 납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산업계의 일반적 판단이다. 초기에는 소규모 파일럿 생산을 통해 품질·규제 대응 체계를 검증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현지 파트너와 기술이전 또는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안정적이다. 이렇게 하면 초기 비용을 통제하면서 시장 반응에 따라 생산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 아세안 각국의 규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진출 전 현지 인증 요건을 사전에 확인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Q. 투자자 관점에서 코스모프로프 CBE 참가 기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A.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은 참가 기업의 수익구조에서 현지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 OEM·ODM 파트너의 품질·규모, 그리고 현지 규제 대응 역량이다. 코스모팩 섹션 신설로 공급망 역량이 사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배경이다. 단기적 매출 성장보다 중장기적 마진 개선 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되, 현지 파트너의 재무 건전성과 계약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공급망 안정성이 브랜드 경쟁력과 직결되는 구조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생산거점 다변화 진척도가 핵심 평가 지표가 될 것이다.
Q. 정부와 산업계는 어떤 정책을 우선 지원해야 하나?
A. 현재 아세안 진출을 위한 정보·네트워크 제공과 규제·인증 지원이 기업 현장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규제와 인증이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해외 박람회 참가 지원 확대와 현지 시험·인증센터와의 협력 구축이 시급하다. 기술이전 계약 시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법률 지원도 우선 투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될 때 기업들이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장기적 공급망 경쟁력을 축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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