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해외에 장기간 도피하며 초대형 불법 사이버도박 조직을 운영한 총책 2명을 국제공조를 통해 국내로 송환하면서 초국가범죄 대응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검거는 해외에 숨어 범행을 이어가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아랍에미리트(UAE)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약 5조3천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조직 총책 A와 B를 현지에서 검거한 뒤 국내로 송환했다. 두 사람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인계됐으며 향후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거쳐 범죄 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첫 번째 피의자인 A는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약 4조8천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4년 해외로 달아난 이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을 옮겨 다니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왔지만 약 12년 만에 UAE에서 검거됐다.
수사당국은 A가 불법 도박 운영뿐 아니라 약 660억 원 규모의 조세포탈과 범죄수익 세탁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마약 제공과 투약, 성매매 관련 혐의도 함께 조사하고 있으며, 2018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사망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또 다른 피의자 B는 조직적인 영업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청소년을 범죄에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관념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중·고등학생들을 모집해 이른바 총판으로 활동하게 했으며, 이들을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와 회원 모집에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B가 운영한 도박사이트 규모는 약 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소년들이 범죄에 직접 가담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도박 중독 위험을 높이고 또래 집단까지 불법 행위에 노출시키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송환은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외교부와 법무부,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장기간 협력한 결과다. 관계기관은 피의자의 해외 이동 경로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동시에 범죄수익과 공범 관계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며 국제공조를 이어왔다.
송환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최근 중동 지역 정세 악화로 우리 국적 항공기의 현지 운항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UAE 당국은 현지 항공사를 활용한 이송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우리 경찰 역시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며 안전한 송환을 성사시켰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최근 급속히 확산하는 사이버도박 범죄의 위험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에서 적발되는 도박사범 가운데 청소년과 20~30대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하면 불법 사이버도박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 전체의 안전과 미래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이 다시 부각됐다.
정부는 앞으로도 해외 도피 중인 유사 범죄조직과 공범에 대한 국제공조를 확대하고, 범죄수익 환수와 조직 해체를 위한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에 대해서도 국가 간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 끝까지 추적하고 엄정하게 사법처리한다는 원칙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송환은 국제공조가 초국가범죄 대응의 핵심 수단임을 다시 입증한 사례다. 해외 도피가 더 이상 범죄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동시에 청소년을 겨냥한 불법 사이버도박 범죄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