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0개국 '반(反)탄도미사일 연합' 파리서 출범… 우크라이나의 4년 실전 데이터가 설계도 되다

4년간 맞아 본 나라가 설계도를 쥐었다: 우크라이나가 창립국인 이유

"몇 분 안에 떨어진다" — 유럽이 드론보다 탄도미사일을 더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

크렘린 "전쟁광들의 연합" vs 마크롱 "피를 흘려서라도" — 파리發 정면충돌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유럽이 마침내 자기 손으로 하늘을 막기로 했다. 2026년 7월 13일, 파리 앵발리드에서 유럽 9개국과 우크라이나가 '통합 반(反)탄도미사일 연합'(Integrated Anti-Ballistic Missile Coalition) 창설을 선언했다. 창립국 명단에는 미국이 없다. 대신 4년 넘게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온몸으로 받아 낸 나라, 우크라이나가 있다. 유럽 방공(防空)의 지형이 바뀌는 순간이다.

 

왜 하필 '탄도'인가

 

탄도미사일은 다르다. 드론은 느리고, 순항미사일은 낮게 난다. 그래서 잡을 시간이 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가장자리까지 치솟았다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진다. 경보에서 착탄까지 주어지는 시간은 몇 분이다. 유럽이 이 무기를 유독 두려워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우크라이나는 그 몇 분을 4년 넘게 살아왔다. 성공한 요격과 실패한 요격을 모두 장부에 적었다. 유럽이 지금 손에 넣고 싶은 것은 교리나 이론이 아니다. 실제로 맞아 본 나라의 데이터다. 

 

문제는 유럽의 방공망이 조각보라는 데 있다. 나라마다 다른 체계를 사들였고, 그 체계들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 하늘은 하나인데 방패는 열 개다.

 

파리에서 조각을 꿰매다

 

7월 13일, 그 조각을 꿰매는 작업이 시작됐다. 덴마크·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우크라이나·영국. 10개국 정상이 공동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선언문의 성격 규정은 분명하다. 순수하게 방어적인 연합이라는 것이다. 문구까지 못 박았다. 어떤 민족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핵심 사업의 이름은 '기함(旗艦) 프로젝트'다. 반탄도 요격 능력을 신속히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방식은 세 가지를 겹친다. 각국의 방위산업 기반, 연구 역량, 그리고 실전 경험이다. 공통 작전 요구조건을 정하고, 기술 실무그룹을 세우며, 첫 작전 능력에 이르는 로드맵을 짠다. 선언문은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별도 문장으로 언급했다.

 

이번 창립 국가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히려 빠진 이름이다. 미국이 없다. 유럽이 스스로 방패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연합은 뜻을 같이하는 다른 나라들에 문을 열어 두었다.

 

파리 앵발리드의 하루

 

무대는 파리 앵발리드였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자리다. 이 연합에는 37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날 25명 안팎의 정상이 파리에 모였다. 몰도바와 북마케도니아가 처음 얼굴을 비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X에 짧게 적었다. 탄도 위협 앞에서 유럽은 분명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집단 안보를 강화하며, ▶방위 유럽을 세우겠다는 세 문장이다.

 

같은 날 그는 국방부에서 군을 향해 연설했다. 평화가 목표이며 자유와 권리를 소중히 여기지만, 필요하다면 피를 흘려서라도 지킬 각오가 되어 있다고 했다. 몇 해 안에 유럽이 새로운 능력을 갖추고 전략적 각성에 이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모스크바의 대응은 즉각적이었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를 전쟁광들의 연합이라 불렀다.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자들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리에 이틀을 머문다. 그리고 오늘, 프랑스 혁명 기념일 샹젤리제 열병식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행진한다.

 

선언문은 미사일을 막지 못한다

 

선언문은 잘 쓰였다. 그러나 종이는 탄두를 멈추지 못한다. 정상들이 앵발리드에서 서명하던 그 무렵, 오데사 항에서는 화물선 한 척이 불타고 있었다. 토고 선적, 비료를 싣고 있던 배다. 선원 다섯 명이 죽었다. 자포리자에서는 무너진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실려 나왔다.

 

탄도미사일은 몇 분이면 도착한다. 연합은 몇 해가 걸린다. 그 사이의 시간을, 누가 살아 내는가. 파리의 서명은 그 질문에 대한 유럽의 첫 대답이다. 늦었다. 그러나 없는 것보다는 낫다.

작성 2026.07.14 05:29 수정 2026.07.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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