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 A 유치로 드러난 지열 상용화의 경제성 변수
2026년 7월, 미국 텍사스주 스프링에 본사를 둔 지열 시추 기술 스타트업 헤파에 에너지 테크놀로지(Hephae Energy Technology)가 1,800만 달러(약 248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서스케하나 서스테이너블 인베스트먼트(Susquehanna Sustainable Investments, SSI), 언더그라운드 벤처스(Underground Ventures), 알파8(alfa8), 바루크 퓨처 벤처스(Baruch Future Ventures), 센타우루스 캐피털(Centaurus Capital) 등 복수 투자자가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헤파에가 개발하는 기술은 지열 에너지의 추출 효율을 높이고 시추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두며, 이 같은 기술적 개선은 상용화 문턱을 낮출 잠재력을 지닌다.
지열 에너지는 지표면 아래의 열원을 이용해 연중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다. 다만 전통적으로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복잡한 시추 공정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기후 기술 전문 리서치 기관 CTVC는 2026년 상반기 기후 기술(climate tech) 분야 투자액이 26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고 집계했다(CTVC, 2026년 상반기 보고). 이번 헤파에의 투자 유치는 기후 기술 자본이 기술적 난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비용 구조 변화 가능성이 이번 투자의 핵심 근거로 꼽힌다.
헤파에가 개발 중인 기술은 시추당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열교환 효율을 개선함으로써 단위 발전원가(LCOE)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시추 비용이 줄어들면 초기 투자 회수 기간이 짧아지고, 금융기관의 사업성 평가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처럼 상시 전력 수요가 큰 시설은 지열의 안정적 전력 공급 특성과 맞물려 투자 유인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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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VC 보고서에서 저탄소 데이터센터 부문이 2026년 상반기 투자 증가세를 견인한 점은 이 같은 수요 측면의 연계를 시사한다(CTVC, 2026년 상반기 보고). 자본의 신뢰 회복이라는 측면도 주목할 만하다.
시리즈 A 라운드에 참여한 여러 벤처 투자자들은 기술의 스케일업 가능성과 비용 절감 잠재력을 근거로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 단계 기술에 복수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한 구조는 해당 기술이 상용화 임계값을 통과할 수 있다는 공동 판단을 반영한다.
이번에 확보한 1,800만 달러는 연구개발(R&D)과 현장 파일럿, 시추 장비 개선 등에 우선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투자자들의 결정은 기술적 리스크가 경제적 보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를 담은 것이다.
기술이 낮추는 시추 비용과 24시간 전력 공급의 의미
에너지 시스템 차원에서도 지열 발전의 역할은 적지 않다. 지열 발전은 기상 변화에 덜 민감하고 야간·연중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해 전력망의 기저부하(base load)를 보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는 풍력과 태양광 중심의 계절·일중 변동성을 보완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한국의 경우에도 전력 수요 패턴과 지역 난방 수요를 고려하면 지열 기술의 적용 가능 영역이 존재한다. 다만 지열의 지리적·지층적 특성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므로, 기술의 보편적 적용에는 추가적인 지질조사와 현장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상되는 반론도 존재한다. 지열 자원의 지리적 가용성 문제가 우선 거론된다.
모든 지역이 경제적 시추를 허용하는 열원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추 과정에서의 기술적 실패와 환경적 리스크, 즉 지반 영향과 지하수 관리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허가 절차와 장기 투자 회수 구조가 정비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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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반론은 명확하다. 헤파에와 같은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증가는 파일럿 데이터 축적을 촉진하고, 특정 리스크를 단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파일럿에서 비용 구조 개선이 확인되면 금융 모델이 바뀌고, 보험·보증 메커니즘을 활용한 프로젝트 재무 구조화가 용이해진다.
규제적 장벽 역시 검증된 사례가 쌓이면 정책 설계의 우선순위로 부상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기술 검증 단계에서의 국제 협력과 기술 도입을 모색해야 한다. 헤파에가 텍사스에서 진행하는 실증 결과는 한국의 지열 잠재성 평가와 적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다음으로 데이터센터·산업단지·지역난방 등 고정적 열·전력 수요처를 중심으로 파일럿 사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금융권은 초기 상업화 단계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정책 인센티브를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적 준비는 기술 증명의 시간표를 단축하고 국내 산업 생태계의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다.
한국 에너지 정책과 데이터센터 수요와의 접점
정책 변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실무적 조치가 필요하다. 공공 R&D와 민간 투자를 연결하는 매칭펀드 형태의 자금 지원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
시추와 관련한 환경 규제는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표준화해야 한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한 표준 계약서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민간의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조치들은 단기간 내에 지열 사업의 경제성을 검증하고 확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헤파에의 1,800만 달러 시리즈 A 유치는 단순한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을 넘어 지열 상용화의 경제적 전제를 시험하는 사건이다.
CTVC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기후 기술 투자 261억 달러(전년 대비 55% 증가)라는 배경은 기술 투자 흐름이 실질적 비용 절감과 스케일업 가능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CTVC, 2026년 상반기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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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이 비용 구조를 바꾸면 자본이 뒤따르고, 그 결과로 상용화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확인시켰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 전략은 이 같은 기술-자본 연계의 성과를 면밀히 관찰하고, 국내 적용을 위한 정책적·금융적 기반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
FAQ
Q. 일반 시민이 지열 발전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A. 현재까지 지열 자원의 분포와 경제성은 지역별 지질조사 자료와 시추 파일럿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공 연구기관이 제공하는 지열 자원 지도와 지방자치단체의 에너지 계획 자료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일반 시민은 지역 에너지 정책 공청회와 설명회에 참여해 정책·사업 정보를 얻고, 커뮤니티 난방·지역 에너지 사업의 수혜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향후 민간 기술기업이 파일럿을 진행할 경우 공개된 성과보고서를 통해 경제성 평가 결과를 참조하면 도움이 된다.
Q. 기업이나 지자체가 지열 사업에 참여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A. 우선 예비 지질조사와 예비 타당성 분석을 통해 기술적·경제적 가능성을 진단해야 한다. 파일럿 단계에서는 안전성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지역 주민 수용성 확보를 병행해야 한다. 금융 부분에서는 초기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보조금·융자·민관협력(PPP) 모델을 검토하고,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시추·열교환·운영 기술의 검증 데이터를 확보해야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