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Aspen Music Festival)
여름은 음악가들에게 가장 바쁜 계절이다. 세계 곳곳에서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다. 뮤직 페스티벌은 연주자뿐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더위를 잊고 음악으로 마음을 식히는 자리다. 이번 여름 내가 다녀온 곳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Aspen Music Festival). 아스펜은 록키산맥 자락에 자리한 작은 도시로 한 여름에도 선선한 가을 공기를 만날 수 있어, ‘미국의 스위스’라 불리기도 한다. 한때 은광으로 번성했으나 광산업이 쇠락하면서, 이 버려진 도시를 살리기 위해 시작된 음악축제가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성장해, 아스펜을 ‘음악의 도시’로 바꾸어 놓았다. 말 그대로 '진정한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도시였다.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두 달 동안 이어지는 이 축제는 음악을 위한 시간 그 자체다. 학생들은 레슨과 무대를 오가며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성장한다. 동시에 각국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초청되어 무대를 빛낸다. 내가 찾은 기간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라벨 전곡을 연주했다. 올해가 라벨 탄생 150주년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무대였다.

아스펜에서 느낀 가슴 벅찬 순간들
국내에서는 쉽게 티켓을 구하지 못했기에, 마침내 미국에서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렘이 컸다. 리허설부터 본 공연까지 빠짐없이 지켜본 무대는 연주뿐 아니라 그의 내면에서 풍겨 나오는 단단함으로 감동을 더했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무대를 밟으며 쌓아온 시간이 그를 더 빛나게 하는 듯했다.
연주가 끝난 뒤 쏟아진 기립박수는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마치 외국에서 애국가를 듣는 느낌이랄까! 한 중국인 학생이 리허설을 들으며 “그래, 이거지!”라는 듯 환히 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스펜에서의 시간은 한국의 무더위를 잊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음악이 전해주는 감동과 자부심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아스펜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지만, 여행과 인생은 고된 순간이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듯이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더 깊은 울림을 얻는다. 무더위를 피해 음악여행 어떠세요?
추천곡: Mendelssohn's Piano Concerto No. 1 in G minor, Op.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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