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조용히 무너질 것만 같을 때, 우리를 붙잡아주는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습관일지도 모른다. 『일기 쓰는 엄마』는 그 작고 사소한 습관, 바로 ‘쓰는 일’로 자신을 지켜낸 한 엄마의 기록이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일기 쓰는 사람, 허영지 작가는 육아의 소란 속에서 매일 한 문장씩 자신을 붙들며 버텨냈고, 그 시간의 무늬를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일기’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감정을 꾸미지 않고 적는 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매일의 마음을 남기는 일이 얼마나 강력한 자기 돌봄이 될 수 있는지, 작가는 절절한 체험으로 보여준다. 특히 좋았던 건, 육아라는 공동의 경험을 감정적 과잉 없이 진솔하게 풀어내는 문장의 힘이었다. ‘쓰는 엄마’로 살아가는 법은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해 연필을 들고, 마음 깊은 곳의 조용한 진심을 꺼내 적는 일에서 시작된다.
에세이 곳곳에는 ‘엄마’로 살아가는 독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장면들이 숱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공감을 유도하는 육아 일기가 아니다. 한 사람이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얼마나 단단히 애쓰는지를 보여주는, 조용하지만 깊은 다짐의 기록이다. 육아의 한복판에 있는 이들에게는 공감의 온기를, 더 이상 아이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회고의 빛을 전한다.
『일기 쓰는 엄마』는 감정에 지친 독자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다정함은 체력에서 온다고 말하는 작가의 고백처럼, 이 책은 다정하고 묵직하며, 오래 마음에 남는다. 무엇보다, ‘쓰는 일’이 나를 지켜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