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0월 31일, 화재로 소실된 오키나와 슈리성(首里城) 은 일본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정전(正殿)을 포함해 남전·북전 등 아홉 채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었지만, “불타 사라진 영광을 반드시 되살리겠다”는 복원 의지는 꺼지지 않았다.
2022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진행된 ‘레이와의 복원(令和の復元)’ 프로젝트는 단순한 재건을 넘어, 과정 자체를 시민에게 공개하는 ‘見せる復興(보여주는 복원)’을 핵심으로 삼았다. 이는 과거와 달리 공사 현장을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작업 절차와 전통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 새로운 방식이었다.
복원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추진되었다. 첫째, 정전과 전각의 원형 복원, 둘째, 공정의 단계별 공개, 셋째, 관광 자원화와 지역 활성화이다.
이를 위해 공원 곳곳에는 복원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판과 전시물이 배치되었고, 화재 당시 탄화된 목재, 붕괴한 용두 장식 등이 실제 모습 그대로 전시되었다. 이러한 자료는 비극의 흔적을 보여주는 동시에 복원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유료 구역에 마련된 원촌장(原寸場) 는 방문객이 반드시 들러야 할 공간으로 꼽힌다. 일반 건축에서는 축소 도면을 사용하지만, 슈리성의 복원은 성 전체 크기의 실제 도면을 바닥에 직접 그려 진행한다. 유리창 너머로 목재를 다듬는 장인들의 손길을 관찰할 수 있어, 매번 방문할 때마다 달라지는 공정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일반인 공개 관람은 아쉽게도 2025년 6월 8일부로 종료되었다.
슈리성은 불운과 재건을 반복해온 성곽이다.
1945년: 오키나와 전투에서 전소
1992년: 일본 복귀 20주년을 맞아 복원 개장
2019년: 대형 화재로 주요 전각 전소
2022년: 정전 복원 기공식 개최
2026년: 완공 예정
특히 1992년 복원은 오키나와 본토 복귀를 상징했듯, 이번 재건은 ‘희망과 연대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현재 공사는 2026년 가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비록 공정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끝났지만, ‘보여주는 복원’이라는 철학은 이미 수많은 시민에게 기억으로 남았다. 완공 후 슈리성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전통 기술 보존과 지역 발전, 그리고 재난을 극복한 회복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불길 속에서 무너졌던 류큐 왕국의 중심이 다시 세워질 날이 머지않았다. 2026년 가을, 슈리성은 새로운 역사의 무대 위에 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