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43조 원 규모의 민생 안정 대책을 내놨다. 국무회의에서 발표된 이번 대책은 소상공인과 서민 가계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전포당 1천만 원 지원과 저리 대출 확대, 할인 쿠폰 지급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공개되지 않아 현장의 반응은 “도대체 어떻게 받는 것이냐”라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정부는 매년 명절을 앞두고 비슷한 규모의 민생 대책을 내놓아 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늘 의문이 제기됐다. 올해 역시 언론 기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전포당 1천만 원 지원”이라는 문구는 마치 모든 소상공인에게 직접 현금이 지급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소지가 크다.
문제는 언론 보도가 핵심을 짚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사에서는 “소상공인 지원 확대”라는 포괄적인 표현과 “1천만 원 지원”이라는 문장을 반복할 뿐, 정작 누가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다.
실제로 해당 지원은 단순한 현금 지급이 아닌 대출 성격의 자금이다. 작년 사례를 보면,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우수 전통시장 상인회에 50억 원 규모의 특별자금이 전달됐고, 이를 기반으로 상인들이 연 4.5% 금리, 최대 1천만 원, 상환 기간 5개월의 조건으로 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 즉 모든 소상공인이 아니라 전통시장 상인회 소속 상인에게만 적용되는 정책이었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자금은 기초자치단체 추천을 받은 ‘우수 전통시장’에 우선 배정되고, 이후 상인회가 신청을 받아 자체적으로 금리와 조건을 정해 자금을 집행한다.
따라서 일반 음식점, 카페, 소규모 자영업자 등 대다수 소상공인은 해당 정책에서 배제된다. 상인회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 같은 전통시장 내 상인이라 하더라도 신청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신청 절차도 복잡해 실제로 혜택을 보는 상인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43조 원을 푼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원은 미미하다. 정책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자금이 닿는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는 명절 대책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실질적 지원은 부족하다. 정부는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다고 홍보하지만, 지원 구조가 복잡하고 수혜 대상이 협소하다 보니 “누가 실제로 받았는지 알 수 없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은 심각하다. 단순히 상인회 중심의 제한적 대출이 아니라, 모든 소상공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와 공문 발표 이후의 세부 조건 확인이다. 언론 보도만으로는 진실이 왜곡되기 쉽다. 더 나아가 정부는 지원책이 실제 현장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부의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정작 현장의 소상공인이 피부로 느끼기는 어렵다. ‘43조 원 자금 지원’이라는 숫자가 강조되지만, 실제로는 한정된 전통시장 상인회 중심의 대출 구조에 머물러 있다.
올해도 유사한 방식이 이어진다면, 대다수 소상공인에게는 여전히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따라서 정부는 명절 대책을 발표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지원이 골고루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정책은 발표가 아니라 실행에서 평가받는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