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빈집관리사’라는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부업을 넘어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2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희(56세, 가명)씨는 지난해 직장에서 물러난 뒤 우연히 접한 빈집관리사 과정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빈집을 단순히 관리하는 것을 넘어, 공간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하는 과정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빈집관리사의 역할은 단순히 방치된 공간을 지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은 곰팡이와 해충, 불법 침입, 쓰레기 투기, 화재 위험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것이 기본 업무다.
더 나아가 건물 상태를 점검하고 간단한 보수를 권고하며, 소유자를 대신해 임대나 매매 절차를 자문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공유주택, 예술 레지던스,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지역 활성화를 이끄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전문성을 쌓기 위해서는 일정한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빈집관리사협회 등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은 도시 재생, 빈집 발생 원인, 현장 실습, 드론 활용, 임대·매매 컨설팅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수강료는 80만 원대이며, 과정을 마치면 필기와 실기, 면접을 거쳐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일부 과정에서는 지원자의 도덕성과 신원 이력도 평가한다.
그러나 자격증 취득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빈집 리모델링, 임대·매매, 지자체와 연계한 프로젝트 등과 결합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만큼 기획력과 실행력이 필요한 직업이기도 하다.
특히 경기 화성시를 비롯한 농촌과 구도심 지역은 빈집이 늘어나고 있어 빈집관리사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퇴직자들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소규모 창업이나 부업을 병행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빈집관리사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다. 빈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고, 지역과 공동체에 활력을 되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인생의 2막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빈집은 단순한 집이 아닌 새로운 삶과 기회의 무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