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단순한 연휴가 아니다.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모이며, 공동체의 온기를 회복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명절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도 추석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문화적 정체성과 소속감을 되새기는 중요한 시간으로 남아 있다.
추석의 기원은 삼국시대의 ‘가배(嘉俳)’에서 유래하며, 오곡백과의 수확을 함께 나누는 데서 비롯됐다. 차례, 성묘, 송편 빚기 등의 전통 풍습은 조상에 대한 존경과 공동체 중심의 삶을 상징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도 전체 가정의 70% 이상이 추석에 차례를 지내며, 30% 이상은 직접 송편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 유대감 역시 추석의 핵심이다. 도심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명절은 부모와 형제, 친척을 만나는 몇 안 되는 기회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지현 씨(38, 가명)는 ‘한 해 중 유일하게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라며 “같이 송편을 빚고 밥상에 둘러앉아 웃는 그 순간이 가장 따뜻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도 추석은 공동체 회복의 장이 된다.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어르신 잔치, 복지단체의 명절 나눔 행사, 자원봉사자들의 도시락 전달 등은 혈연을 넘어선 ‘사회적 가족’의 의미를 실현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도 뚜렷하다.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명절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추석을 ‘부담’으로 느끼는 이들도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2030 세대의 43%가 명절에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혼추족(혼자 추석 보내는 사람)’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간소화된 차례상, 온라인 성묘 서비스, 비대면 가족 모임 등 디지털 명절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추석의 본질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형식을 유지하기보다 마음을 전하고 공감을 나누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추석이 전통을 재정의하고 재해석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회문화 연구자는 ‘명절은 고정된 의무가 아니라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어야 한다’며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통을 잇는 것이 현대 명절 문화의 건강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더 의미 있는 추석을 보내기 위한 방법도 있다. 형식에 얽매이기보다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하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공통 활동을 정해보는 것이 좋다. 매년 반복할 수 있는 ‘나만의 추석 루틴’을 만드는 것도 명절의 의미를 깊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명절은 삶을 잠시 멈추고, 자신과 가족, 그리고 세상을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다. 추석이 단순한 휴일이 아닌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