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은 언제부터 추석 상에 올랐을까. 조선 시대 기록인 《해동죽지》에는 “8월 15일 중추에 집집마다 쌀떡을 만들어 솔잎을 깔고 쪄서 산소에 올린다”는 구절이 전해진다. 이는 추석에 햅쌀로 빚은 떡을 조상에게 올리는 관습이 이미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또 『국조오례의』에서는 새 곡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신과 조상에게 바치는 ‘천신(薦新)’ 관습이 기록돼 있는데, 송편 역시 이 맥락 속에서 제사 음식으로 자리했음을 알 수 있다. 『동국세시기』에도 추석 날 송편을 빚는 풍속이 소개돼 있어, 조선 후기에는 송편이 명절 음식으로 자리를 굳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송편이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추석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근현대 이후의 일이라는 게 학계의 시각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조선 시대에는 송편이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서만 차례 음식으로 올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쌀의 생산량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송편이 보편적인 명절 음식으로 확산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산업화와 함께 쌀 생산과 유통이 안정되고, 추석이 ‘민족 대명절’로 강조되면서 송편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1970년대 이후 정부와 언론이 ‘추석 = 송편’이라는 도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도 이 과정을 가속화했다. 오늘날 송편은 단순한 떡을 넘어 추석의 상징이 되었으며, ‘풍요와 감사’를 기념하는 대표 음식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편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세대와 지역을 이어주는 문화적 매개체이기도 하다. 반달 모양 속에 담긴 햅쌀과 속 재료는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마음을 나타내며, 빚는 과정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화합하는 의미를 갖는다. 조선 시대 기록에서 출발해 오늘날까지 이어진 송편의 역사는, 한국인이 추석을 어떻게 이해하고 축제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사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