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려 하는가?

-율법의 기능은 우리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나무에서 떨어지기 쉬운 연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는 데 있다.

-복음은 나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물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행위를 조금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를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슬람을 포함한 모든 행위의 종교가, 우리 최선의 노력을 통해 간신히 ‘깨끗한 물’에 도달하려 한다면, 기독교의 복음은 우리 최악의 실패 자리에서,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한 ‘가장 좋은 포도주’를 선물로 받게 한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인간 영혼의 깊은 곳에는 창조주와 단절된 데서 오는 근원적인 불안과 고독이 자리한다. 이 불안을 해소하고 어그러진 관계를 회복하고자, 인류는 역사 이래로 수많은 길을 고안해왔다. 누군가는 철학의 길을, 누군가는 윤리의 길을, 그리고 대다수는 종교의 길을 통해 하늘에 닿으려 애쓴다.

 

이슬람과 기독교 역시, 이 거룩한 회복의 여정이라는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다. 그러나 그 길을 가는 방식과 목적지에서, 두 신앙은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을 향한다.

 

나는 이슬람권의 벗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이 두 길의 차이를 설명할 가장 적절한 동양의 지혜로 ‘연목구어(緣木求魚)’, 즉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라는 말을 떠올리곤 했다.

 

무슬림 친구들이 보여주는 경건한 신앙의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다. 그들은 ‘샤리아’라는 율법의 나무를 매일 성실하게 오르는 이들이다. 하루 다섯 번의 기도(살라트), 라마단 금식(싸움), 메카 순례(핫즈) 등 그들의 모든 종교적 행위는 알라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거룩한 등반이다.

 

그들은 이 율법의 나무 꼭대기에 오르면, 마침내 죄의 용서와 구원이라는 시원한 ‘물고기’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헌신은 너무나 진지하고 고귀하여, 우리의 나태한 신앙을 부끄럽게 할 때가 많다.

 

그러나, 기독교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노력은 안타깝게도 '연목구어'의 길이다. 율법이라는 나무에서는 결코 구원이라는 물고기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율법의 기능은 우리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나무에서 떨어지기 쉬운 연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는 데 있다.

 

요한복음 2장의 가나 혼인 잔치는, 바로 이 연목구어의 비극과 그 유일한 해법을 보여주는 완벽한 실물 설교이다.

 

잔치의 핵심인 포도주가 떨어졌다. 이는 인간의 모든 노력과 환희가 결국 고갈되고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이는 또한 구약 내내 신랑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과 영적 간음을 저지른, 신부 이스라엘의 최종적인 영적 파산 상태를 보여준다.

 

기쁨이 사라진 잔칫집 마당에는, 유대인의 정결 예식에 쓰이던 여섯 개의 텅 빈 돌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이 여섯 항아리야말로, 율법의 나무를 오르는 모든 종교적 행위의 상징이다. 우리는 평생 이 항아리에 ‘물의 행위’를 길어다 붓는다. 스스로 깨끗해지고 의롭게 되어 보려는 모든 인간적인 노력이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물을 길어 부어도, 그 물은 결코 영혼의 갈증을 해소하고 잔치의 기쁨을 회복시키는 포도주가 될 수 없다. 물은 물일 뿐이다.

 

바로 그 모든 인간적 노력이 바닥을 드러낸 절망의 순간, 예수께서 등장하신다. 그분은 우리에게 더 높은 나무에 오르라거나 더 깊은 우물을 파라고 요구하지 않으신다.

 

그분은 우리 실패의 상징인 바로 그 텅 빈 항아리에, 우리의 보잘것없는 순종이라는 ‘물’을 채우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우리의 순종 위에,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창조적 능력을 더하신다. 그 결과, 차갑고 맛없던 율법의 물이, 심장을 뜨겁게 하고 영혼을 춤추게 하는 은혜의 포도주로 변화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바로, 이것이 복음이다.

 

복음은 나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물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행위를 조금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를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연목구어의 헛된 노력을 끝내게 하시고, 물고기가 가득한 바다를 친히 우리 앞에 가져오시는 하나님의 방식이다.

 

깨어진 혼인 관계는 신부의 노력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신랑의 용서와 희생, 그리고 그가 새롭게 베푸는 잔치의 선물로만 회복될 수 있다.

 

잔치를 맡은 사람은 이 새 포도주를 맛보고 외친다. “그대는 지금까지 제일 좋은 포도주를 보관해 두었군요!”(요 2:10). 이슬람을 포함한 모든 행위의 종교가, 우리 최선의 노력을 통해 간신히 ‘깨끗한 물’에 도달하려 한다면, 기독교의 복음은 우리 최악의 실패 자리에서,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한 ‘가장 좋은 포도주’를 선물로 받게 한다.

 

율법의 물이 우리에게 ‘해야 할 것’을 요구하며 무거운 짐을 지운다면, 은혜의 포도주는 ‘이미 모든 것을 이루었다’라고 선포하며 우리에게 참된 자유와 안식을 준다.

 

이는 종의 순종과 아들의 기쁨의 차이이다. 꾸란은 “알라와 그의 사도에게 순종하라”(꾸란 3:32)고 가르치지만, 성경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요 1:12)라고 약속한다.

 

결국, 예수께서 그의 첫 번째 표적을 통해 나타내신 ‘영광’은, 단순히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영적 간음으로 파탄 난 혼인 잔치를 회복시키러 오신 진짜 신랑의 영광이었으며, 율법이라는 나무에서 구원을 찾던 연목구어의 어리석음을 끝내시고, 은혜라는 새로운 잔치를 여시는 하나님 사랑의 영광이었다.

 

제자들이 그날 믿게 된 것은, 바로 이 신랑의 영광이었다. 이 잔치에 참여하는 유일한 길은, 내가 채운 물의 양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포도주가 떨어진 나의 빈 항아리를 정직하게 신랑 앞에 내어놓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여전히 구원이라는 물고기를 얻기 위해 율법이라는 나무를 필사적으로 오르고 있는가, 아니면, 은혜의 바다를 가져오신 예수님 앞에 우리의 텅 빈 그물을 내려놓고 있는가?
 

작성 2025.10.27 23:14 수정 2025.10.2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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